
소방당국과 부상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화재는 창고 지하1층 바닥과 벽면, 천장을 마감한 우레탄폼 발포작업에 따라 시너 등 유증기가 체류한 상태에서 불티가 튀며 연쇄폭발과 함께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안상철 이천소방서장은 "창고 지하층 내부가 두께 10㎝의 우레탄폼으로 덮여 있었고, 내부에는 쓰다남은 200ℓ짜리 우레탄폼 연료 15통이 있었다"며 "유증기에 불꽃이 튀며 우레탄폼으로 불길이 급속히 번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냉동창고를 운영하는 코리아2000의 공사현장 책임자는 "지난해 말 우레탄폼 발포공사를 마쳤다"며 "그러나 우레탄폼 연료 상당량을 치우지는 못했다"고 시인했다.
특히 코리아2000은 이날 영업(12일) 개시를 5일 앞두고 유증기가 지하에 찬 상황에서 서둘러 50여명의 인부를 투입해 전기작업과 배관작업, 냉매주입 작업에 열중,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현장 화재진압에 나선 소방관들은 지하 창고에 작업용 LP가스통이 산재해 있었다고 전했다.
코리아2000 건물 지하1층은 화재 등 사고발생시 신속한 대피가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인명피해가 컸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불이 난 지하1층은 가로 180m, 세로 127m로 엄청난 규모지만 전면에 출입구 4곳과 반대편 출입구 1곳만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냉동창고가 6구획으로 나뉘어 칸막이로 돼 있는 복잡한 구조라 탈출로 확보가 상당히 어려운 구조로 확인됐다.
이천소방서 관계자는 "구조되거나 탈출한 인부들은 출입구쪽에서 작업중이었고 사망자와 실종자들은 건물 안쪽에서 작업한 것으로 보인다"며 "탈출로도 없는 상황에서 유독가스가 급속히 번지며 화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불이 날 당시 지하층에서는 스프링클러조차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코리아2000 우레탄폼 공사업체 관계자는 "우레탄폼 공사는 9일전에 마쳐 유증기가 남았다는 소방당국과 경찰의 설명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날 공사를 한 다른 업체측의 과실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