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삼킨 결혼 3개월차 단꿈
○…부상을 입고 구로성심병원에서 치료 중인 천우환(34)씨가 결혼 3개월차의 신혼인 것으로 알려져 주위 사람들이 탄식. 천씨는 2~3도 화상이 몸 전체 50% 이상인데다 흡입손상도 심각한 상태여서 응급치료 후 호흡을 원활히 하기 위해 기도삽입 처치를 받았지만 현재 위독한 상태.

이날 사고 직후 연락을 받고 급히 병원으로 달려온 천씨의 아버지 천종길(61)씨는 "아들이 3개월 전에 결혼해 아직 신혼인데…"라며 눈물을 글썽.

천씨는 유치원 교사인 부인 전모(30)씨와 지난해 결혼한 뒤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에 신접 살림을 차리고 "출퇴근이 편한 가까운 회사로 옮긴다"며 '코리아2000'에서 냉동기술자로 일을 시작한 지 1개월 반 만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언. 천씨의 아버지는 며느리가 충격을 받을까봐 병원으로 달려온 뒤에도 아들의 사고 소식을 며느리에게 알리지 않았지만 뒤늦게 남편의 동료로부터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전씨는 이날 오후 5시40분께 병원에 도착해 오열.

연기퍼진 42번국도 '엉금엉금'
○…화재 발생 2시간이 지나면서 현장에서 내뿜는 매캐한 냄새와 유독성 연기가 사방 수백까지 번지면서 수원~이천의 연결도로인 42번 국도는 칠흑 같은 밤을 연상케 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 화재 현장이 42번 국도에서 불과 100 정도 떨어져 화재현장에서 내뿜는 유독성 연기가 북동쪽 방향으로 번지면서 42번 국도와 이천 도심 쪽으로 번진 것. 이 때문에 인근을 지나던 차량들은 라이트를 켜고 서행을 하면서 화재 현장의 참혹함에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

구급차 병원유치 실랑이에 험악
○…엄청난 유독가스와 불길로 오후 2시30분께 뒤늦게 시작된 인명구조에서 시신들이 인양되자 시신유치경쟁에 나선 인근 병원들의 구급차로 온통 북새통. 인명구조 시작 1시간여 만에 3명의 시신이 첫 수습되자 대기 중이던 구급차는 병원 유치를 위해 관계자들이 언성을 높이면서 한때 험악한 분위기도 연출.

현장에 있던 한 소방관계자는 "생사의 기로에서 단 한 명의 생존자라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정말 어이가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시.

중국동포부부 불탄 코리안드림
○…이날 화재로 작업장에서 함께 일하고 있던 중국동포 부부가 동시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밝혀져 주위가 숙연.

이날 오후 1시께 서울 강남구 베스티안병원으로 실려온 임춘원(44·여)씨는 얼굴에 3도 화상, 몸 전체에 35%의 화상을 입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남편 이승복씨는 현재 실종 상태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상태.

중국 길림성에 아들(23)을 홀로 남겨두고 몇년전 한국으로 들어온 이 부부는 공장의 단열재 마감 작업을 하며 생계를 꾸려왔던 것으로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