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전 인천과 중국을 연결하는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 정문의 택시 승강장에는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강승훈기자·shkang@kyeongin.com
한·중 카페리 항로의 메카이자 수도권 관문항인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일대에서 운행하는 택시들의 불·탈법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

15일 오전 9시 중구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 하루 전날 중국 다롄에서 여행객들을 가득 태우고 출항했던 배가 인천에 막 도착했다.

입국장을 빠져 나오는 시민들의 손에는 저마다 커다란 짐이 들려 있었고 상당수는 카트를 이용해야 할 정도였다.

터미널 입구에는 인천30바42××호 등 택시 10여대가 벌써부터 진을 치고 있었고 일부는 손님을 상대로 버젓이 호객 행위까지 일삼았다.

그런데 막상 행선지를 묻는 대화가 이어지자 얼마 지나지 않아 기사는 또 다른 승객을 찾아 나섰다. 탑승을 거절한 것이다.

관광객 윤두성씨는 "인근 P호텔로 가자고 했는데 너무 가까워서 어렵다고 했어요"라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이 곳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오랫동안 기다려서 고작 몇천원하는 거리를 가자고 하면 누가 응하겠냐"고 말했다.

더욱이 이같은 불·탈법 행위가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지만 관계당국의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적발되면 과태료 또는 범칙금이 부과되지만 개선은 커녕 단속도 어렵다"면서 "단속반이 '뜨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준법 운행을 한다"고 말했다.

인근 내항 제2여객터미널 일대에서 운항하는 택시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마찬가지. 터미널 인근 마트에서 만난 이기연씨는 "배추 등을 구입해서 택시를 타려고 기사에게 물었는데 언짢은 표정을 지었어요. 그리고 나선 카트에서 짐을 내리는 사이 택시가 다른 승객을 태우고 가버린거예요"라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관할 중구 관계자는 "인천항 터미널 일대에서 승차거부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사항의 민원은 전화, 우편물 등을 통해서 매년 꾸준하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한해 인천시에 승차 거부 등 택시와 관련돼 접수된 민원은 전년과 비슷한 124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