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 아이 (Eagle Eye)

2008/ 미국/ 117분/ 액션, 스릴러
감독: D.J. 카루소
출연: 샤이아 라보프, 미셀 모나한, 빌리 밥 손튼
개봉일: 2008.10.9.목
홈페이지: http://www.cjent.co.kr/EagleEye/
★★★★★★ (6.0/10)

'스티븐 스필버그'가 10년 전부터 기획했다고 하는 '이글 아이'의 기본 콘셉트는 당시로서는 SF영화로 분류될 만한 아이디어였다. 불과 10년이란 세월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첨단 IT 기계문명으로 이런 황당무계한 상상을 충분히 현실적인 이야기로 변화시켰으며, 당시로서는 버거웠을 제작기술 역시 가능하게 만들어 버렸다.

매우 스필버그적인 이 영화는 근래 그의 이름이 포함되며 공개되었던 상당수 영화와 마찬가지로 관객들에게 기대 이상의 영화적 결론이나 반전으로 만족감을 주는 영화는 아니다. 과거 긴 시간에 걸쳐 충분히 맞닥뜨렸던 상상력 이상의 발상이라 할 수도 없고, 과정이나 치밀함에 있어서도 논리나 설득력보다는 어떻게든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기 위해 앞뒤 경황 없이 내달리기만 주력하는 최근 대다수 액션 스릴러 작품들의 경향에 비해 느슨한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이 이 작품을 확실한 스필버그표 영화로서 장점을 갖게 만드는 부분인 것도 사실이다. 다소 허무맹랑한 상황설정과 무차별적인 차량 전복과 충돌 같은 필요 이상의 폭력적 엔터테인먼트에도 불구하고 '이글 아이'는 차라리 근래 그 어떤 액션 영화들보다 폭넓은 관람층을 수용하는 가족영화로서의 유용성은 더 크게 확보하고 있다.

또 극중 악역으로 등장하는 '이글 아이'가 주장하는 '인류보완계획'과 그를 위해 처단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규정도 내면적으로 많은 생각을 던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 역시 딱히 새롭다거나 그리 강력한 메시지로 욕심부리고 있지는 않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볼 수 있는 매우 전략적인 상업영화가 선택한 소재라기엔 꽤나 정치적이고 무거운 것이 사실이다.

스필버그의 페르소나로서 '디스터비아(Disturbia·2007)'에서 호흡을 맞췄던 감독 'D.J. 카루소(D.J. Caruso)'와 배우 '샤이아 라보프(Shia LaBeouf)'는 다행히 이번에도 자신들이 가진 장기를 십분 발휘하며 기대한 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라보프'는 '트랜스포머'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등의 작품에서 꾸준히 선보였던 아직은 경쾌한 10대의 캐릭터를 벗어나 이 작품을 통해 좀 더 성숙한 성인연기자로서 초석을 다지고 있음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관객들의 시선을 확실하게 사로잡는 존재는 '이글 아이'로 인해 평범했던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기게 되는 싱글맘 '레이첼' 역을 맡은 여배우 '미셀 모나한'이다.

'미션 임파서블 3'를 통해 입지를 굳힌 그녀는 다양한 장르의 크고 작은 영화들을 통해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이번주 개봉작 중 공교롭게도 그녀가 주연한 또 한 편의 로맨틱 코미디 '남 주기 아까운 그녀(Made of Honor·2008)'도 포함되어 있어 관객들이 그녀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는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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