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지사의 이른바 '친일 식민지 발언'이 후폭풍을 낳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2일 부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신년 인사회에서 "만약 대한민국이 일제 식민지가 안됐다면, 그리고 분단이 안 되고 통일이 되어 있었다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과연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었을까, 저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이어 "우리가 나라가 망하고 식민지가 되고 분단이 되고 참혹한 전쟁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이사철(원미을), 임해규(원미갑), 차명진(소사)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과 시·도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4일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친일 망언, 제정신인가?'라는 논평을 내고 "이제 경기도지사까지 나서 일제 식민지를 예찬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 아래 기승을 부리는 국가정체성 훼손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어 "김 지사는 뻔뻔한 친일망언에도 불구하고 사과와 반성은커녕 대변인실을 통해 '2009년 신년사에 기조한 것인데 잘못 전달된 것 같다'며 궤변을 해명이라고 했다고 한다"며 "김 도지사는 공직에서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헬렌켈러가 장애인이 되지 않고 평범한 삶을 살았더라면 역사에 남을 위대한 인물이 되었겠느냐"고 언급한 것에 대해 '김문수 지사는 헬렌켈러가 장애인이 된 것을 잘됐다고 찬양했다'고 주장한 것에 다름 아니다"며 반박했다.

도는 "이는 불가에서 말하는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 하는데 손가락만 보는 견지망월(見指忘月)의 태도"라며 "위기극복을 강조하는데 '식민지·전쟁'이라는 단어에만 몰두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