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여대생 살해범 강호순(38)이 경기서남부지역에서 연쇄 실종된 부녀자들을 모두 살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동안 미궁속에 빠진 실종사건들이 한꺼번에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4년 이후 경기서남부지역에서 부녀자가 실종되거나 숨진 채 발견된 총 8건의 미해결사건중 현재 7건이 이번 사건을 통해 해결됐다. 경찰은 나머지 미제사건인 화성여대생 실종사건도 강호순의 범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찰은 5번째와 6번째 범행사이에 1년10개월의 공백이 있는 점을 주목, 이부분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 1일 오후 화성시 비봉면에서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부녀자를 납치 살해하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com

■ 해결된 7건의 부녀자 실종사건=지난 2006년 12월 실종된 노래방 도우미 배모씨 사건을 비롯, 이후 발생한 6건의 부녀자실종사건에 대해 강호순이 자신의 범행을 자백, 2년 넘게 미궁속에 빠졌던 사건이 해결됐다. <그래픽 참조>

강씨는 지난 2006년 12월13일 군포시 금정역 인근에서 만난 노래방 도우미 배모(당시 45세)씨를 유인, 화성시 비봉면 자안리 도로상에서 성관계를 갖고 스타킹으로 목졸라 살해한 뒤 비봉IC 인근 야산에 암매장했다. 이때부터 강씨는 2007년 1월 초까지 노래방 도우미 박모(당시 37세)씨, 회사원 박모(당시 52세)씨, 조선족 노래방 도우미 김모(당시 37세)씨, 여대생 연모(당시 20세)씨 등 5명을 목졸라 살해한뒤 암매장했다. 또 1년10개월여 범행 공백기 끝에 강씨는 주부 김모(당시 48세)씨를 자신의 차로 유인, 도로 갓길에서 목졸라 살해했으며 한달여 뒤 군포 보건소를 나선 여대생 안모(21)씨를 유인 살해, 암매장했다.

■ 끝나지 않은 수사=경찰은 지난 2004년 10월27일 오후 8시35분 화성 봉담읍 와우리에서 귀가도중 실종된 여대생 노모(당시 21세)씨 사건의 경우 노씨가 버스정류장에서 실종됐고, 발견 당시 알몸이었던 점, 옷가지 등 유류품이 도로변에서 발견된 점 등이 강씨의 범행수법과 유사해 연관성을 수사중이다. 경찰은 현재 노씨 청바지에 묻은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정액 샘플과 강씨 DNA와의 일치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또 충남경찰청과 인천경찰청도 강씨 고향인 충남 서천군에서 2004년 5월에 발생한 2건의 미해결 화재사건과 지난해 5월 발생한 50대 인천 간호조무사실종사건에 대해 강씨와의 연관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중이다.

■ 풀어야 할 의혹들=지난 2005년 10월30일 새벽 안산시 본오동 강씨 장모의 집 화재 원인과, 5번째와 6번째 범행사이 1년10개월의 공백기간동안 강씨의 행적도 풀어야 할 숙제다. 경찰은 강씨가 화재 발생 1~2주 전에 부인명의로 2개의 보험에 가입하는 등 4개의 보험에 가입, 화재로 4억8천만원의 보험금을 타낸 사실과 화재발생 5일 전 혼인신고를 한 사실에 주목, 방화 가능성을 조사중이다. 경찰은 또 충동적 살인기계였던 강씨가 2007년 1월부터 1년 10개월동안 아무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점에도 의문을 갖고 경기 서남부가 아닌 타 지역에서의 원정 범행여부도 조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