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범 강호순(38)이 살해했다고 자백한 정선군청 여직원 윤모(당시 23세) 씨로 추정되는 유골이 18일 정오께 강원 영월군 영월읍 일명 '삼옥재' 인근 도로 옆 절벽 아래에서 발견됐다.
검경 합동발굴팀은 강이 지목한 시신 유기장소에서 이날 오전 10시 40분께부터 수색 작업에 나서 1시간 20여 분만인 정오께 삼옥재 인근 13호 군도 옆 절벽 아래 10~15m 지점에서 2006년 9월 7일 정선에서 실종된 윤 씨로 추정되는 다수의 유골을 발견했다.
이날 발굴팀은 강이 시신을 유기했다고 주장한 곳의 3~4m 아래 지점에서 윤 씨의 것으로 보이는 대퇴골과 치과 치료 흔적이 있는 아래턱 뼈를 처음 발견한 데 이어 반경 20m 안의 범위에서 손가락뼈 등 다수의 유골을 추가로 발굴했다.

그러나 유골이 발견된 곳은 도로 옆 경사지로 돌이 많고 덩굴이 우거진 지형인 탓에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발굴팀은 현재 유기장소에서 바위와 낙엽을 헤치면서 발견되지 않은 나머지 유골을 찾기 위한 정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경 합동발굴팀 관계자는 "윤 씨의 시신을 도로 옆 절벽 아래로 던지고 나서 큰 바위로 시신 일부를 눌러놨다는 강의 진술을 토대로 수색 작업을 벌였다"며 "시간이 오래 지난 탓에 유골이 곳곳에 흩어진 채 발견됐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신 유기장소가 경사지이고 수차례 이어진 폭우 등으로 유골 수습이 쉽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윤 씨의 부모를 비롯한 친인척은 살아있을 줄만 알았던 딸의 유골이 발견되자 한동안 오열하며 말을 잇지 못하다 "살인마 강호순의 얼굴을 보여달라"며 10여 분간 경찰과 거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강호순의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이날 윤 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됨에 따라 담당 검사의 지휘로 현장 검증까지 했다.
시신 유기 장소에 대한 현장검증을 위해 이날 낮 12시 40분께 마스크를 착용하고 포승줄에 묶인 채 호송버스에서 내린 강호순은 윤 씨의 시신을 자신의 무쏘 승용차에서 꺼내 도로 옆 절벽으로 유기하는 장면을 10여분 간 태연히 재연했다.
이날 현장검증에서 강호순은 2006년 9월 7일 오전 7시 50분께 정선에서 윤 씨를 납치한 후 목 졸라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발굴한 유골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 부검과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신원 확인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