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민주주의의 선량을 뽑는 지방선거는 '지방자치의 꽃'으로 불린다.
이 지방자치 최대 행사의 주인공으로 지방공무원들이 등장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앞으로는 이런 경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방공무원 성공시대=전국적으로 지방공무원 출신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사례는 흔하다. 특히 경기도에서는 공무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이석우 남양주시장은 도 행정2부지사를 지냈고, 최영근 화성시장은 도 혁신분권과장과 제2청 기획예산담당관 출신이다. 조병돈 이천시장은 도 건설본부장과 이천시 부시장을, 이형구 의왕시장은 광주시와 오산시 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이기우 여주군수도 도 문화관광국장과 고양시 부시장을 지냈고, 여인국 과천시장은 도 환경국장이었다. 홍건표 부천시장은 과거 경기도립직업전문학교장이었고, 지난 2007년 재선거에서 당선된 이필운 안양시장은 이전에 안양시 부시장이었다. 당선무효형을 받고 물러난 전 신중대 안양시장 역시 성남시와 부천시 부시장을 지낸 공무원이었다.
이밖에 지방공무원은 아니지만 서정석 용인시장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등을 역임했던 국가직 공무원이다. 박영순 구리시장도 외무부와 내무부에서 근무했고, 관선 구리시장을 두 차례나 맡았던 국가직 출신이다.
■왜 지방공무원일까=길게는 수십년간 행정조직에 몸 담았던 경력은 행정에 생소한 정치계 출신과 차별된다. 지방행정은 물론 지방의회의 생리까지 꿰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강점이다. 오랫동안 유권자들과 함께 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지역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단체들과 자연스럽게 돈독한 관계를 유지할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여기에 길어야 만 60세인 퇴직 시기도 맞물린다. 퇴직을 하더라도 정신적·신체적으로 건강하기 때문에 사회생활 욕구 또한 왕성하다. 다른 직업보다야 가장 잘할 수 있고, 가장 익숙하고, 언제나 2인자였던 설움을 단번에 씻어낼 수 있는 선출직 공무원을 바라보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고도 자연스런 것일지 모른다.
도의 한 고위 공무원은 "퇴직 뒤 할 만한 것이 별로 없다. 동기들끼리 모이면 자연스럽게 지방선거 출마가 화제에 오른다"고 귀띔했다. 이런 이유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들은 공무원 출신 중 '될성 부른 나무'를 찾기 위해 쉴새 없이 안테나를 세운다. 반면 현직 단체장들은 이들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입장이다.
■약일까, 독일까=지방공무원들의 지방정계 진출에 대한 논란은 지방자치의 시작과 함께 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 출마는 적극적인 권리 행사이지만 정치적으로 중립을 취해야 하는 공무원이란 신분에서 오는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지역을 잘 아는 공무원 출신이 지역주민의 바람을 구체화하는데 유리하다는 것은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연고지에 대한 애정이 더해지면 묵직한 지역 현안 돌파에도 추진력이 붙기 쉽다. 반면, 재직중에 향후 선거를 위한 '씨앗 뿌리기'에 몰두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 지방공무원 증가 배경
행정경험 풍부 '준비된 정치가'… 행정에 생소한 정치권 출신과 차별화 이점…
입력 2009-06-01 21: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9-06-02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관련기사
-
'지방선거 블루칩' 공무원이 움직인다
2009-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