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남도 고성군은 공룡 화석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지만 강원도 고성군은 한적한 휴양지로만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문인 송강 정철이 관동8경을 통해 극찬을 한 것은 깨끗한 자연의 수려한 풍광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고성군은 분단의 아픔을 깨우쳐 주는 DMZ 박물관이 개관하며 안보·생태 관광지로 부각되고 있다.

■ 조선시대 문인들이 예찬한 '고성'
조선시대 대표적인 문인 송강 정철이 관동지역의 절경을 노래한 '관동별곡'에 보면 이런 문구가 나온다.
고성은 저만큼 놓아두고 삼일포를 찾아 가니
벼랑에 붉은 글씨는 뚜렷하되 사선은 어디 갔는가?
여기서 사흘 동안 머무른 후 어디 가서 또 머물렀던고?
선유담, 영랑호 거기에나 갔는가?
청간정, 만경대 등 몇 군데서 앉아 놀았던가?
금강산을 비롯해 관동지역의 아름다운 곳을 둘러 본 송강이 고성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극찬했다.
남북으로 분단되어 있는 고성군의 북쪽 호수로 신라시대에 영랑(永郞) ·술랑(述郞) ·남석랑(南石郞) ·안상랑(安祥郞) 등 4국선(四國仙)이 뱃놀이를 하다가 절경에 매료되어 3일 동안 돌아가는 것을 잊었다는 것에서 이름을 얻었다.

청간정은 설악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청간천과 망경청파가 넘실거리는 기암절벽 위에 팔각지붕의 중층 누정으로 지어진 정자다.
지금은 분단으로 인해 삼일포에 갈 수 없지만 고성 지역의 절경 진수는 화진포를 통해 알 수 있다. 둘레 16㎞, 넓이 237만9천600여㎡로 남한의 자연호수 중 가장 넓은 화진포는 조선시대 대표 문인 김삿갓이 화진 8경으로 극찬하기도 했다.

화진포는 호숫가에 해당화가 만발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를 입증하듯 추운 겨울이 지나면 호숫가 주변에 해당화가 찾는 이들을 환하게 맞는다. 또 넓은 갈대밭 위에 수천마리의 철새와 고니가 날아들고 울창한 송림이 둘러싸여 있는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90년대에는 패류와 각종 어류, 해저터널 수족관이 설치된 화진포해양박물관이 들어서 바다 체험 외에 색다른 볼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DMZ박물관'
강원도가 지난 14일 440억원의 예산을 들여 야심차게 준비한 DMZ박물관을 선보였다.
DMZ박물관은 일반 전쟁사 박물관과는 달리 DMZ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생태 환경까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는 박물관이다. 쉽게 말해 현대사와 생태환경을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곳이다.
4개 ZONE으로 구성 되어 있는 DMZ박물관은 '축복받지 못한 탄생 DMZ', '냉전의 유산은 이어지다'라는 제목의 ZONE에서 DMZ의 어제와 오늘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그러나 DMZ는 살아있다'라는 테마의 ZONE에서는 전시물을 통해 DMZ내 역사와 자연의 생태적 가치를 설명한다.

'다시 꿈꾸는 땅 DMZ'라는 제목의 4번째 ZONE에서는 평화통일을 위한 시대별 대북 협력 사업을 전시해 남북 간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이 외에도 DMZ박물관 주변에는 통일전망대가 있어 망원경을 통해 금강산과 북한지역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살짝 들여다 볼 수 있다.
※ 한광일 화진포해양박물관장
더운 여름 한철 발길잇는 피서객들… 사계절 비경 못보고가 못내 아쉬워
"수려한 풍광 뿐 아니라 볼거리가 풍부한 곳이 고성입니다."
속초가 고향인 한광일 화진포해양박물관장은 고성의 수려한 풍광에 매료돼 뿌리를 내린 지역 인사 중 한명이다.

그는 "고성을 해수욕을 즐기기 위해 여름에만 찾는 사람이 많지만 겨울의 설경과 봄과 가을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도 어느 지역 못지않게 으뜸"이라며 "옛 문인들이 관동8경 중 한 곳으로 고성지역을 꼽은 이유에서도 알 수 있듯 그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 관장은 "특히 고성에 오면 풍광을 감상하며 분단의 아픔을 모르고 자란 젊은 사람들이 전쟁의 아픔과 민족 통일의 필요성을 생각해 볼 기회도 제공돼 반드시 찾아야 할 지역"이라고 추천했다.
/자료제공 고성군(033―680―3361), DMZ박물관(033-680-84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