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컴퓨터 모니터에는 전국 화장장의 예약 현황이 나와 있고 장례식이 끝나는 날짜에 맞춰 화장을 할 수 있는 화장장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인터넷 예약을 마치자마자 장례 절차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이 정씨의 이메일로 전송됐고 슬픔 속에서도 차분히 어머니의 장례를 마칠 수 있었다.
아직 낯선 모습이지만 앞으로는 이런 장례 서비스를 누구나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장례를 앞둔 유족들에게 화장시설의 예약과 이용을 편리하게 도와주는 '장사정보종합시스템(가칭 e-하늘)'을 구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상조업체에 의해 상업적 목적으로 화장서비스가 선점 예약되는 사례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전국에 단일화된 시스템을 구축, 이용자가 원하는 화장시설과 시간에 장사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체계화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는 현재 61%대의 화장률이 2~3년내 7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례문화 선진국을 향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우리 동네에 화장장이 들어선다면 어떨까.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우리집 앞은 안된다는 기피시설로 인식되고 있는 화장장.
이른바 '님비현상'으로 큰 홍역을 겪었던 수원시연화장이 시와 동네주민, 그리고 인근 주민들이 꾸준히 대화를 통해 갈등을 푼 것이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01년 수원시 팔달구 이의동에 들어선 수원시연화장은 1995년 후보지 선정을 마치고도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2년 동안 공사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연일 시청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고 상급 기관에 10여 차례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그러자 시는 간담회와 주민설명회를 끊임없이 열었고 주민대표들이 일본, 독일 등 선진 장례문화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도로개설과 상하수도 시설 설치 등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장례식장과 화장장 운영권을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당시 장례지도사와 같은 전문직을 제외하곤 일반직 48명을 인근 주민으로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176명의 주주도 모두 주민들로 구성됐으며 수익금으로 생긴 배당금은 당연히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주민들은 강원도 양양의 한 계곡에 펜션까지 마련한 것은 물론 현재도 이들 자녀들을 수원시연화장에 우선 채용하게 된다.
수원시연화장 관계자는 "당시 수원지역 화장장 후보지 8곳 가운데 이의동 주민을 제외한 대부분은 지금도 (반대한 것을)후회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민 모두가 국내 최고의 종합장례시설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 기획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