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KCC석면공장 철거에 대한 수원시민들의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KCC측에서 예정대로 철거공사를 강행할 경우 자칫 시민들과의 충돌마저 점쳐진다.
KCC수원공장은 부지 16만4천㎡, 건축면적 7만3천㎡의 국내최대 석면공장이어서 회사측의 철거결정을 일단 환영하는 바다. 그러나 이 공장이 사람들의 왕래가 가장 빈번한 수원역사 서쪽에 인접해 있는 데다 공장철거로 발생하는 석면폐기물이 약 20만㎥로 추정돼 걱정이 크다. 더욱 염려되는 것은 철거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석면먼지의 비산이다. 공장인근 주민들은 불안하다. AK플라자의 매출에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더구나 KCC공장 반경 2㎞이내에 세류초등학교 등 13개 초·중·고교생 8만6천여명이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시민들이 특히 불안해 하는 것은 석면철거 단가가 정상가보다 턱없이 낮아 부실철거의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때문이다.
차제에 수원환경운동연합 등으로 구성된 시민대책위원회가 KCC측과 정부에 대해 시민들의 불안해소는 물론 공장부지와 주변지역에 대한 면밀한 역학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KCC가 1969년부터 가동해서 2005년까지 무려 37년 동안 흡음재와 단열재 등을 대량으로 생산해 온 탓이다. 그럼에도 KCC측은 노동부로부터 정식 철거허가를 얻은 만큼 철거를 강행하는 한편 주민들의 요구사항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으나 미덥지 못하다. 수원시는 석면관리와 관련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대책마련이 곤란하다며 소극대응으로 일관하는 느낌이다.
주지하는 바처럼 수원역 주변은 인구이동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시민들의 건강권은 지켜져야 한다. 더구나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성물질로 인체에 흡인될 경우 10~5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과 석면폐·중피종암 등의 질병을 유발하는 '소리 없는 살인자'다. 지난해 서울 삼성본관 리모델링공사 때에도 주변지역에서 백석면 등이 검출돼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는데 KCC공장은 전체가 석면슬레이트로 지어진 터여서 우려가 더 클 수밖에 없다. 문제가 더 확대되기 전에 관계당국이 먼저 나서야 한다. 또한 전국적으로 재개발열풍이 확산되는 만큼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마련도 시급하다. 이참에 공장인근 주민들에 대한 정밀한 건강검진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KCC공장철거 수원시민 불안하다
입력 2010-03-14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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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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