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김현석 출연:엄태웅, 이민정, 최다니엘, 박신혜
개봉일:2010.9.16. 목. 12세 이상 관람가.
별점:★★★★★★☆(6.5/8개 만점)
[경인일보=이준배기자]'연애도 짜고 칠 수 있다면(?)'
국적과 시대, 연령을 불문하고 인류의 가장 골치 아프면서도 가장 행복한 고민거리는 바로 연애다. 영화는 이런 솔로들을 위한 '연애 대행'이라는 기발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김현석 감독은 대학 시절 제라르 드빠르디유 주연의 '시라노'를 모티브로 이 각본을 써 지난 1995년 대종상 신인 각본상을 받았고 'YMCA 야구단' '광식이 동생 광태' '스카우트'에 이은 그의 네 번째 작품으로 완성시켰다.

영화 속 자주 등장하는 원조이야기 프랑스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벨쥬락 (Cyrano de Bergerac)'은 실존 인물 '시라노'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모티브로 한 작품. 1950년 미국의 '마이클 고든' 감독이 처음 영화화한 뒤 1987년 스티브 마틴, 다릴 한나 주연의 '록산느'란 작품으로 리메이크됐다.
이 영화는 연애를 소재로 다양한 상황설정을 코믹하게 엮어내고 있다. 처음에 맛보기 사례로 등장하는 의뢰인 '현곤'(송새벽)의 이야기는 일종의 연애의 정석을 매뉴얼처럼 스피디하게 펼쳐 남자들의 연애로망을 자극한다. 전작인 '방자전'에서 어눌하지만 웃긴 변태 '변학도'역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송새벽은 조기축구 좋아하고 어리숙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전형적인 비호감형 남자에서 멋진 연애성공담의

하지만 영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연애를 꿈꾸지만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남자들의 성장담이기도 하다. 이론만 빠삭하고 실전에는 쑥맥인 시라노 에이전시의 리더 병훈(엄태웅)과 화려한 스펙의 펀드매니저 의뢰인 상용(최다니엘)이 한 뼘씩 자라는 모습을 달콤쌉싸름하게 잘 포장하고 있다. 또한 속을 알 수 없는 상용의 타깃녀 희중을 연기한 이민정의 청순한 무한 매력 발산도 볼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