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태성기자]공사(公私)에서 항상 당당한 태도와 언행으로 '꼿꼿문수'라는 별명이 붙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다정다감하고 머리를 숙이는 '친근문수'로 변신(?)했다.

2011년 경기도 예산안과 관련, 도의회 각 상임위원회에서 대대적 삭감이 이뤄지자, 예산 복구 반영을 위해 '스킨십 정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 지난 2일 김 지사는 서울의 한 상가(喪家)에서 야당 도의원들과 자리를 함께 하며, 현안 토론 및 화기애애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며 '조문 정치'를 펼쳤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9시30분께 모친상을 당한 민주당 소속 도의원의 조문을 위해 박수영 기획조정실장 및 전성태 경제투자실장, 최우영 대변인 등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때마침 신종철 도의회 예결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10여명의 민주당 의원들도 조문차 장례식장을 방문했고 지사와 도의원들은 자연스레 자리를 함께 했다.

2시간여동안 이어진 대화에서 김 지사는 평소 알려진 무뚝뚝한 지사가 아니었다. 현안을 넘어 최근 행정사무감사와 관련해 자신의 국회의원 시절과 국정감사 에피소드를 전하는 등 이때만큼은 서로의 견제가 아닌 정치 선·후배간의 친목자리를 보는 듯 했다. 예산 편성과 관련해서도 도의 입장을 자세히 설명하며 의원들을 설득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한 "예결특위 위원장과 위원들의 수당 및 차량 지원 등 행정적 지원 방안을 강구하라"며 배석한 공무원들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 도의원들은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하기 위해 어렵게 편성한 예산을 삭감하면 안된다"며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이같은 김 지사의 변화된 태도에는 '여소야대'라는 도의회 상황을 인지하고, 예산 편성에서 현실적인 도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풀이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조문 차원에서 상가집을 방문한 것이지만 최근의 도의회의 예산삭감 문제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깊고 진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지사의 뜻이 허심탄회하게 전달된만큼 현안 입장차도 조금은 좁혀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