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철순 (인천본사 경제부장)
[경인일보=]요즘 부동산 시장에선 송도 F 블록 아파트의 4월 분양여부가 큰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부동산 시장뿐만 아니라 인천시, 경제자유구역, 포스코건설 등이 모두 빨리 태어나기를 바라는 '옥동자'처럼 설렘속에 기다리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아파트 분양 때와 크게 다르다. 왜 이 아파트에 이토록 많은 기대가 걸려있는 것일까.

우선 부동산 시장에서 본다면 송도국제도시는 지난 2007~2008년 청약불패의 신화를 만든 곳이었다. 송도에 몰아닥친 부동산 광풍은 청라지구로 옮겨붙었고 그 바람은 인천 구도심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인근 부천지역보다도 땅값이 싼 인천은 이 바람을 타고 전국 평균 지가 상승률을 넘어 최고치를 달렸다. 자산 가치도 폭등했다. 돈과 사람이 인천으로 몰려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부동산 경기의 장기적인 침체로 대형 프로젝트마다 공사중단이 이어지고 있고, 분양률 10%대에 머물러 있는 아파트가 산재해 있다. 아무리 좋은 조건을 내걸어 사가라고 해도 투자자들은 꿈쩍을 하지 않는다. 커넬워크 등 상가는 텅텅 비어 있고, 송도에는 어느 때보다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뭔가 돌파구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위기의식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경기가 이제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서자 송도 쪽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렇지만 현재의 미분양 아파트 상품으로는 투자자의 발길을 송도로 옮기게 하기에는 다소 역부족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바로 F 블록 아파트인 것이다.

F 블록 아파트는 송도국제업무지구 내 3공구 F21, F23, F23-1를 말한다. 1천650 세대의 단지는 전면에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데다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대역과 학교가 인접해 있는 곳으로 현재 분양 대기중인 아파트 가운데 가장 좋은 입지조건을 갖고 있어 실수요자들이 최고의 상품으로 선호한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전매제한이 없는 점도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실제 실수요자 설문조사에서도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건설은 이 아파트 분양이 성공하면 현재 미분양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다른 아파트도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인천경제청은 송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송도국제도시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이 아파트의 조기 분양에 내심 기대하는 바가 크다.

이 아파트는 인천시와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바로 인천아트센터 건립 재원이 아파트 분양 수익금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7월 첫 삽을 뜬 뒤 1년 이상 공사가 중단돼 있는 아트센터는 오는 2014년 아시안게임 때 활용하도록 돼 있다. 결국 이 아파트가 분양이 돼야 아트센터 건립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문제는 아트센터 건립비 문제가 풀리지 않아 분양 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트센터 3개 동을 짓는 데 필요한 돈은 3천468억원. 그러나 F 블록 이익금으로 충당할 수 있는 것은 현재 2천300억원이라고 한다. 나머지 1천168억원을 어떻게 조달하느냐가 관건이다. 인천시는 "무조건 이 돈을 만들어 내라"고 하고, 포스코건설은 "분양가를 더 높일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이러는 동안 F 블록의 분양 일정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분양가 상향 조정, 공사비 절감 외에도 3개 동에서 2개 동만 우선 짓는 안, 다른 수익시설과 연계하는 안 등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됐지만 인천시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각 관련 부서 및 기관, 업체 등이 자신들의 입장만 주장할 경우 문제는 절대 풀리지 않는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타이밍을 놓치면 F 블록이란 '옥동자'도, 아트센터의 아시안게임 활용도 물 건너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