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오는 12~18일 수원미술전시관에서 18번째 개인전 '현유도(現流道)전'을 갖는 신현옥 치매미술치료협회장은 5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현재의 올바른 마음을 긴 세월에도 변함없이 이어가고자 하는 깊은 내면의 다짐을 뜻하는 현유도를 주제로 내건 그녀는 이번 전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제가 올해 예순이에요. 요새 귀여운 손자·손녀들의 재롱을 보는 게 낙이죠. 기존에 강하고 어두운 스타일을 주로 그렸다면 이제는 손자·손녀 등 아이들을 위한 사랑을 표현했어요."

200호짜리 대작으로 연꽃과 물고기, 바람 등을 가족에 비유한 '황금 연못'과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행복한 놀이터를 만들어 주고 싶은 할머니의 마음을 화사한 꽃과 누런 황소로 형상화한 '혜나의 정원', '행운이…' 등에는 그녀의 가족사랑이 물씬 묻어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외손자의 그림도 처음으로 함께 소개해 남다른 사랑을 과시했다. 정식 미술교육을 받지도 않은 초등학생이 무척 독창적인 표현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인 외손자 '사랑'(태명·본명 하정찬)이가 따로 가르치지 않았는데 칭찬해 줬더니 곧잘 그려요.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랑이가 쓰나미를 미운 바람, 예쁜 바람을 소슬바람으로 표현한 그림들을 함께 내놓게 됐어요."

25년째 서양화가 이전에 치매미술치료에 전념해 온 그녀는 자신을 그림 소재로도 등장하는 양귀비 꽃에 비유했다. "양귀비꽃은 무조건 나쁘다는 건 편견이에요. 마약으로 남용되기도 하지만 아픈 이들을 위한 약재예요. 가냘픈 꽃대 위에 많은 것을 인간에게 주는 양귀비의 모습을 통해 제 인생에 있어 어르신들을 위한 삶이 어떤 존재감을 갖는지 새삼 되돌아봤어요."

▲ 신현옥作 바람소리.

이렇듯 그녀의 어르신들에 대한 애정은 성녀 잔쥬강 그림에 나타난다. 어르신들을 보살핀 프랑스 수녀 잔쥬강은 성녀로 추앙받았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가족과 어르신들에 대한 주변의 관심을 당부했다.

"이번 전시 수익금은 치매미술치료협회 운영비로 쓰일 거에요. 바쁜 와중에도 전시회를 여는 주목적이 바로 그거죠.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오프닝 12일 오후 4시. (031)243-3647

글·사진/이준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