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수용 (인천시의회 의장)
인천광역시의회는 바쁘다. 지난 11월 중순부터 정례회 회기이기 때문이다. 의원들 각자도 분주하다. 저녁 늦게까지 남아서 자료를 검토하는 의원들이 있는가 하면 주말에도 쉬지 않고 자리에 앉아 '열공'이다. 보통, 지방자치의 근본을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한다. 지난해 천안함 피폭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은 우리 인천광역시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엄청나게 침통한 사건이었다. 당시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도 크나큰 충격이었다. 국가나 지방정부는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것이 최우선적이고도 기본적인 임무이다. 자타가 다 알고 있는 고전적인 정부 성립설이요, 정치 논리이다. 당시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 될 어떻게 보면 황당하고도 엽기적이었으며 한편으로는 우리가 이 정도밖에 안되나 싶은 침통한 사건이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접경지역 주민에 대하여 너무 소홀한 감이 있었던 것이다. 당시 대책마련에 있어서도 중앙정부 뿐 아니라 우리 인천시에서도 적잖이 당황했었다. 우리가 흔하게 주고받는 말 중에 이런 말들이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쉬운 말이다. "뿌리가 튼튼한 나무는 강한 비바람이 불어도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 "허약한 뿌리는 미래의 행복을 약속할 수 없다"고 한다. 최근 지방의회 관련 책자에 실려 있는 어느 한 분의 칼럼 속에 나온 중국 명나라때 여곤(呂坤)의 말씀을 되새겨본다. 千枝萬葉(천지만엽) 出于一體(출우일체) 千酬萬應(천수만응) 發于一心(발우일심) "나무는 가지도 많고 잎도 많지만 모두가 한 뿌리에서 나왔듯이 사람은 교제도 많고 일도 많지만 모두가 한 마음에서 일어난다." 나뭇가지가 아무리 많고 나뭇잎이 아무리 많다 해도 가지와 잎은 모두가 뿌리로 통하지 않는 것이 없다. 때문에 뿌리가 썩으면 가지와 잎은 따라서 죽게 된다. 그러므로 뿌리는 나무의 가지와 잎의 생명 그 자체임을 의미한다. 사람에게 있어서 뿌리에 해당하는 근본은 마음이다. 그러므로 마음이 썩어 있으면 팔 다리가 아무리 성하다 해도 사지(四肢)는 썩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왜냐하면 마음이 바로 서 있지 않으면 팔 다리의 움직임이 정상일 수 없기 때문이다. 나무는 가지도 많고 잎도 많지만 그 모두가 한 뿌리에서 나왔고, 사람은 사람들을 만나서 주거니 받거니 서로 응수하는 일이 많지만 어떻게 응수하느냐하는 것은 모두가 한 마음에 달려있다고 했다.

작금의 우리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그 책임과 역할을 제대로 모두 한 마음이 되어(發于一心) 나누고 풀뿌리 지방자치가 발전할 수 있도록 제반 노력과 정성을 쏟아야 한다. 최근 일간지에 보도가 된 사항을 보면 연평도·천안함 피폭사건 이후 서해5도서 지원 특별법이 제정되었으나 그 이행조치가 미흡하여 아직까지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최근에 인천시의회가 2014 아시안게임과 관련하여 중앙정부에 국비 지원을 건의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확실한 소식은 없다. 혹시, 중앙정부의 예산적 배려나 관심에 정치논리가 개입된 것이 아닐까, 매우 위험스런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지역의 뿌리가 튼튼해야 나라의 근간이 바로 서기 때문이다.

올 한 해를 보내면서, 서해5도서의 안보문제가 다시금 공연스럽게 우려가 된다. 또한 날씨가 추워지면서 달동네 주민들의 삶도 걱정스럽다. 그리고 대형사업들을 어려운 경기와 재정 속에서 과연 어떻게 해야 슬기로운 판단일까. 개발과 환경보존 문제 속에서 시원스럽게 결론을 못 낸 부분들도 올 한해를 그냥 넘겨야 할 것인지 궁금하다. 아울러 선거때만 되면 타도로 넘어가겠다고 은근히 부추기는 주민들의 속내는 무엇일까. 묵살하지 말고 경청해 볼 필요가 있겠다. 얼마 남지 않은 AG국제행사의 준비 사항 또한 잘 되었으면 한다. 속시원히 확실하게 국비지원이 약속되었으면 한다. 내년부터는 시간이 없다. 그리고, 인천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어떻게 하면 향상시킬 수 있을까.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 걱정스럽다. 아무쪼록, 국제적이면서도 국가적인 일이나 지역현안 사안이나 그 모든 것을 함께 심도있게 생각하여 볼 필요가 있다.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서 모두 한 마음(發于一心)으로,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