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에서 잠자는 초등학생을 이불째 납치해 성폭행한 범인은 아동 포르노를 보며 실제 범행에 대한 환상을 키워 상상 속에서수많은 범행을 했을 것이라고 한 전문가는 진단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 교수는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초범이라지만 아동포르노나 동영상 등을 보면서 머릿속에서 환상을 키워 오다 실제 대담한 범행으로이어진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초범이지만 수법 자체가 대담하고 난폭한 것을 보면 그동안 포르노 등을 통해 머릿속 상상으로도 범행을 이미 여러 차례 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또 성범죄는 초범이라도 알려진 다른 범죄와 생활상으로 볼 때 가해자는 규범에대한 준수의지가 약하다고 진단했다.

   이번 범행은 이러한 성적 환상을 성폭력에 대한 시나리오로 그려 현실에서 실행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범인이 집에 침입해 잠자는 아이를 이불에 싸서 납치했다는 것은 우발적인범행이 아니라 적극적인 범행의지가 있는 사람이라고 확신했다.

   곽 교수는 "이처럼 적극적인 범행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이 아니었다 해도또 다른 사건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웃에 살면서 집안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고, 피해자 어머니와 PC방에서 만난 뒤에 어머니가 없는 시간을 노려 범행을 한 점은 이웃 간의 신뢰와 믿음을 악용하는 최근 만연한 범죄의 한 형태를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가해자가 3년 전부터 아이 엄마와 알고 지내면서 가족의 상황이나 집안 내부 구조, 부부 사이 등 웬만한 것들을 모두 파악하고 있어서 아이 엄마가 게임에 몰두해 있을 때 가면 아버지는 일용노동자라 피곤해 잠에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리라는 것이다.

   이러한 성범죄자들은 주로 경제적 불안 계층이나 사회적 소외계층 등 이른바 비주류들이 성폭력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남성으로서의 우월감을 맛보려는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이들의 성에 대한 잘못된 가치관과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인지행동 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피해자의 고통을 공감할 수 있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재범죄에 대한 대책은 전자발찌, 약물치료, 신상공개 등 다양하지만 이번처럼 초범이나 잠재적 성폭력 범죄자들을 막기는 쉽지 않다"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장기적으로 학교의 인성교육과 가정의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남에 대한 배려를 가르치고 이를 통해 피해자의 고통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