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시기 맹자는 정치의 이상으로 여겼던 왕도정치가 당시에 구현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다. 그것은 사람으로서의 본심을 회복해 잃지 않는 것과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먹고 살 수 있는 생업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는 정신적 차원의 일이고 하나는 물질적 차원의 일인데 이 둘은 한 수레의 양쪽 바퀴와 같아서 한쪽이 기울어지면 다른 한쪽도 무사할 수 없는 짝이다.
당시 다른 왕들에 비해 맹자의 지도를 적극적으로 따르고자 했던 대표적인 왕이 바로 등(등)나라 문공(文公)인데, 문공은 태자 시절 아버지의 상을 치를 때 신하들을 비롯한 주위의 반대의견을 무릅쓰고 맹자에게 상례(喪禮)를 물어 실행했을 정도로 맹자를 존경하였다.
왕위에 올라 맹자에게 나라를 다스리는 요체를 묻자, 맹자는 일반 백성들이 살아갈 수 있는 도에 대해 정전법(井田法)의 서설로 다음과 같이 설파한다. "백성들의 삶이란 항상된 생업이 있어야(有恒産) 항상된 마음이 있게 되니(有恒心), 항상된 생업이 없으면(無恒産) 항상된 마음도 없게 됩니다(無恒心).

진실로 항상된 마음이 없으면 허물을 짓고 분수를 넘어 못할 짓이 없게 되어 결국 죄에 빠지게 되고 그런 후에 벌을 주게 되면 이는 백성을 그물에 빠뜨리는 것이니, 어찌 어진 이가 위에서 있으면서 백성을 그물에 빠뜨리는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기본적 생계를 영위할 수 있는 일정한 생업이 없는 상태에서 인간의 본심을 지켜 발현함은 지사(志士)와 같은 이들을 제외하곤 일반 백성으로서는 매우 힘들다는 이야기이다.
항(恒)자는 마음을 의미하는 심방변( )과 뻗칠 긍(亘)이 결합되었다. 위의 하늘(一)과 아래의 땅(一)사이에 변치 않고 뜨고 지는 해(日)처럼 항구성 있는 마음( )을 희망하는 글자이다. 한국을 이끌어가고자 뜻을 둔 이들이 한국사회 일자리의 문제를 장기적 관점에서 진지하게 고민해야하는 까닭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