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미국/157분/첩보 액션
감독 : 캐서린 비글로우
출연 : 제시카 차스테인, 제이슨 클라크, 크리스 프랫, 조엘 에저튼
개봉일 : 2013.03.07. 목. 15세 관람가
별점:★★★★★★(6/8개 만점)

'철저히 건조하게, 그러나 더없이 냉철하게 진실을 파고든다'.

'제로 다크 서티(Zero Dark Thirty)'는 9·11테러 이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10여년간 펼쳐온 오사마 빈라덴 추적·사살 작전을 다뤘다.

제목인 제로 다크 서티란 가장 어둡다는 그믐 밤 0시30분, 바로 빈라덴 체포작전 시각을 의미한다.

지난해 말 국내에는 빈 라덴 제거작전명인 '코드네임 제로니모'를 내세운 영화가 개봉한 바 있다. 전작이 마지막 체포작전의 액션에 초점을 맞췄다면 '제로 다크 서티'는 알 카에다 조직원들을 하나하나 체포하면서 우두머리를 추적하는 첩보가 중심이다.

영화는 정보수집 및 분석에 탁월한 CIA 요원 '마야(제시카 차스테인)'의 시선으로 치밀하고 사실적인 알 카에다 추적과정을 따라간다. 특히 CIA의 알 카에다 조직원 물고문 등 짧지만 여과없이 치부를 과감히 드러내 미국 영화치고는 상당히 진일보했다.


그렇다보니 이미 지난해 개봉한 미국내에선 사실이냐 아니냐를 두고 시끄러웠다는 후문이다. 세계 최고의 인권국가를 자부하는 미국이 아니던가. 게다가 영화 중 TV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은 절대 고문을 하지 않는다 단언하는 장면을 대비, 미국의 말뿐인 허울을 꼬집는 자아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제3자 입장에서는 한쪽 눈만 뜬듯 다소 갑갑할 수 있다. 정작 직시해야할 건 바로 미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다분히 미국적인 시각은 미리 감안해야 한다. 다만 상황에 맞지 않는 이율배반적인 논리를 과장하지 않고 무미건조하게 써내려간다는 점에선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래서일까. 앞서 전미비평가협회, 워싱턴DC비평가협회 그리고 골든글로브에서 차례로 여우주연상(제시카 차스테인)을 거머쥔 '제로 다크 서티'가 보수적인 아카데미에선 음향편집상 공동수상(007 스카이폴)에 그치며 외면당했다.

■ 일장일단(一長一短)

장=너무 과장되지 않게 차분하게 써내려간 10년간의 이야기가 리얼리티 짙은 한 편의 다큐.
단=최대한 객관적으로 그렸지만 일방적이고 철저하게 미국적인 시선(?)은 다소 거부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