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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스타 싸이가 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올림피스키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팝음악상 '무즈-테베(MUZ-TV) 어워드' 시상식에 참석해 신곡 '젠틀맨'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세계를 뒤흔든 월드스타 싸이(본명 박재상·36)가 자신의 희트곡 '젠틀맨'과 '강남스타일'로 러시아 음악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었다.
싸이는 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올림피이스키' 스타디움에서 현지 음악전문 TV 방송 '무즈-테베'(MUZ-TV)가 개최한 팝음악상 시상식 'MUZ-TV 어워드'에 특별 게스트로 출연했다. MUZ-TV 어워드는 러시아에서 지난 2003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팝음악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저녁 7시부터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서 마지막 순서로 스타디움이 터져 나갈 듯한 박수갈채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 싸이는 먼저 신곡 '젠틀맨'을 선보였다.
스타디움을 메운 2만 5천여 명의 관객들은 검은 안경을 낀 싸이의 코믹한 모습을 형상화한 만화 캐릭터가 거대한 무대 영상에 비치며 음악이 울려퍼지자마자 환호하기 시작했다. 일부 관객들은 싸이를 가까이서 보거나 카메라에 담으려고 무대 근처로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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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스타 싸이가 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올림피스키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팝음악상 '무즈-테베(MUZ-TV) 어워드' 시상식 사전 행사인 레드 카펫에서 팬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
현란한 조명과 심장까지 울리는 음악에 맞춰 흰색 재킷과 검은색 바지 정장에 선글라스로 멋을 낸 싸이가 팔짱을 끼고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며 '시건방 춤'을 추기 시작하자 참석자들은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어갔다. 관객은 물론 시상식에 참석한 현지 가수들도 하나같이 함성을 지르며 손을 치켜들고 몸을 흔들어댔다. 월드스타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장면이었다.
젠틀맨 공연이 끝나고 남녀 사회자와 나란히 선 싸이는 영어로 "처음으로 러시아를 찾았는데 이처럼 반응이 뜨거울 줄 몰랐다"며 감사의 말을 건넸다.
뒤이어 최고 히트곡 '강남 스타일'이 이어지자 관객들의 반응은 한층 열기를 더했다. 대다수 참석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춤'을 따라 추며 세계를 흥분시킨 흥겨운 음악의 선율에 빠져들었다.
공연이 마지막으로 치달을 무렵 관객의 뜨거운 반응에 흥이 오른 싸이는 상의를 벗어 던진 뒤 더욱 열정적인 춤을 이어갔다. 열광적 공연이 끝나자 무대 위에선 꽃가루와 색종이가 쏟아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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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올림피스키 스타디움 앞 광장에서 싸이 팬들이 플래시 몹 행사를 열고 '강남 스타일'에 맞춰 단체로 말춤을 추고 있다. /연합뉴스 |
싸이는 러시아어로 '감사하다'는 뜻의 '쓰바시보'와 영어 인사 '탱큐'를 연이어 던진 뒤 무대를 내려갔다. 하지만 공연이 끝난 뒤에도 상당수 관객들은 흥분에 넋을 잃은 듯 스타디움을 떠날 줄 몰랐다.
싸이는 이날 시상식에서 주최 측으로부터 '올해의 세계 히트'라는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예년에는 없던 상을 싸이를 위해 특별히 만든 것이었다.
이날 공연에 앞서 현지 가수들이 입장하는 '레드 카펫' 순서에서도 싸이는 러시아 팬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사회를 맡은 막심 갈킨은 "싸이를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러시아 여권을 준비했다"며 "싸이가 원하면 오늘 그에게 러시아 국적을 수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올해 초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프랑스 국민배우 제라드 드파르디외에 빗대 러시아 팬들이 얼마나 싸이를 좋아하는지를 표현한 농담이었다.
하루 전에는 싸이의 팬 2천여 명이 올림피스키 스타디움 앞에서 플래시 몹 행사를 열기도 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 팬들이 '강남 스타일' 음악에 맞춰 군무를 추는 장관이 연출됐다. 뒤이어 개최된 싸이의 기자회견에는 러시아는 물론 우크라이나와 벨루스 등 옛 소련권 국가들에서까지 온 기자 100여명이 싸이에게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싸이는 러시아 공연에 이어 영국으로 건너가 8일 현지 방송사 ITV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 시즌 7' 결승전에서 축하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