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가 있는 한 노인이 3박4일 만에 630여㎞ 4대강 자전거 종주에 성공했다. 지체·청각장애 2급 신혜숙(66·인천시 연수구·사진)씨가 주인공. 그는 3박4일간의 여정에서 새로운 희망을 봤다.

신씨는 8월 31일 인천 아라뱃길 서해갑문에서 국토종주를 시작했고, 많은 사람을 만나 추억을 만들었다.

"종주를 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도와줬어요. 저도 작지만 도움을 줬지요. 자전거를 통해 함께 공생한 것이죠."

그는 종주 둘째 날에 한 30대 직업군인을 만나 그의 종주를 이끌어주기도 했다. 힘들어 하는 군인에게 멈추지 말라고 하며 낮은 속도로 그와 함께 라이딩을 했다.

신씨는 직업군인과 함께 문경새재를 멈추지 않고 한 번에 올랐다. 중간에 멈추면 오르기가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가다가 힘들어 쉬었다 가자고 하기에 그러면 퍼진다고 했죠. 낮은 속도로 가다 보니 기운을 찾더라고요. 문경새재 정상에 논스톱으로 올라가 파이팅을 할 때 짜릿했어요."

그는 이날 하루만 충청북도 충주에서 경북 칠곡까지 200㎞ 이상 구간을 달렸다. 그는 곳곳에서 인심좋은 사람들을 만나 힘을 낼 수 있었다.

"식당에 갔는데 밥도 두 그릇을 줬어요. 허기져 보였나 봐요. 인심이 좋아서 더 힘이 났죠."

마지막 날인 9월 3일에는 경상남도 창녕에서 부산 하구둑까지의 여정을 소화했다.

이곳에서는 그와 반대 경로로 부산에서 인천으로 가는 대학생들을 만났다. 대학생들과 사진도 찍고, 자전거 종주 동안 쌓인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했다.

그는 장애인의 몸으로도 국토종주를 할 수 있도록 해 준 자전거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그는 15년 전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산재를 당했다. 허리를 다쳤고, 척추 교정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받은 뒤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완화되지 않았다.

그가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은 자전거 덕분이었다. 구부려서 타는 사이클은 허리에 부담을 주지 않았고, 허리힘을 강하게 해줬다. 지금은 걸어다니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통해 저처럼 희망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앞으로 자전거를 통해 모금운동을 벌여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어요."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