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9급 공무원 채용을 위한 면접장에 '엄마'와 같이 온 면접자들을 본 인천시 인사담당 공무원은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채용 면접은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총 370여명이 면접을 봤는데, 일부 면접자들이 엄마와 함께 면접장을 찾았다. '아빠'와 함께 온 면접자도 있었다고 한다. 한 인천시 직원은 "부모와 함께 온 면접자들이 10명도 넘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 부모는 면접이 진행된 인천시청 주변에서 서성이며 자식을 기다렸다. 엄마들 중 일부는 자식에게 면접 분위기를 전해주기 위해 미리 면접을 마치고 나오는 응시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정보를 캐기도 했다.
면접자들 대부분은 대학까지 졸업한 성인이다. 30대를 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이 면접을 보러오는데 부모와 같이 오고, 함께 온 부모가 면접장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시 공무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한 사무관은 "공무원 생활을 한지 30년 가까이 되는데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며 "시험 통과가 그만큼 절실해서 (부모와) 같이 왔다고 봐야하는건지, 면접자들의 자립심이 떨어진다고 봐야하는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세상이 달라져서 이런 일도 있는거냐"고 묻기도 했다.
다른 사무관은 "9급 시험에 합격하면 대부분 동사무소에 배치될텐데, 격한 민원이 많은 동사무소 근무를 어떻게 해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합격자 발령 전 진행하는 직무교육을 더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