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격랑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주도했던 세월호 특별법 협상 결과에 대한 당내 추인 불발과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논란에서 촉발된 당내 갈등이 박 위원장의 탈당설로까지 연결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이미 박 위원장은 당의 지도자로서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게다가 당내 각 계파 수장들과 의원들의 정치적 셈법이 달라 당내 혼돈이 쉽게 봉합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은 아예 뒷전으로 밀렸고, 이미 상임위를 통과하고 본회의에 계류중인 법안들의 처리도 요원한 상태다.
새정치연합이 직면한 문제는 당내 구조적이고 고착화되다시피 한 계파정치이다. 당내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일이지만 현재 제1야당 내부의 갈등은 단순한 당내 이견의 차원을 넘는 것이다. 친노, 486계, 온건파 등으로 당이 사분오열되어 있고, 몇몇 중진들이 계파의 수장처럼 행동하고 있어 당의 구심점이 실종된 상태이다. 당의 노선과 이념적 지향을 둘러싸고도 합의가 도출되지 않고 있다. 선명성과 야당성을 앞세우는 주장과 온건중도 노선의 강화가 당의 외연을 넓히는 길이라는 입장이 맞서면서 건강한 토론조차 찾기 어렵다. 과거 야당처럼 지역을 배경으로 한 강력한 카리스마가 존재하지도 않는다. 벌써 당권을 둘러싼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누리당이라고 마냥 강건너 불 보듯이 할 입장도 아니다.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의사일정을 정해서 본회의를 개회한다고 해도 여야 합의 없이 향후 의사일정의 원활한 진행도 한계가 있다. 정당정치 자체가 실종될 수 있다. 새정치연합의 각 계파와 의원 모임들은 우선 현 상황을 수습하는 데에 진력해야 한다. 일단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법안 처리에 주력하면서 차분하게 향후 당의 진로를 고민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현재의 정당체제는 개편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거대 여당과 야당의 독점구조가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의 경우와 같이 양당제가 자리를 잡은 것도 아니다. 차제에 야당의 발전적인 해체를 바탕으로 하는 정계개편도 모색해 봄직하다. 그러나 세월호 특별법 협상이 한 치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정계개편 논의가 당장 촉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야당은 일단 상황을 추스르고 당을 안정시키는데 진력해야 한다.
새정치연합, 우선 당 수습에 진력해야
입력 2014-09-15 20:08
지면 아이콘
지면
ⓘ
2014-09-16 13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