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여행을 떠나고 싶은 요즘이다. 그러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휴가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거나, 멀리 가는 것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렇다면 이번 여름에는 ‘청정한 인천의 섬 여행’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해양도시 인천에는 자연을 품은 바다와 고운 백사장, 그리고 해안 절경이 아름다운 섬을 마주할 수 있다. 가까이로는 배로 30분 거리의 무의도부터 수 시간이 걸리는 서해 5도의 최북단 안보와 평화의 상징인 백령도까지 168개나 되는 섬이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이처럼 인천에는 수많은 섬이 있지만, 먼저 환경성 조사를 통해 청정지역으로 입증된 무의도 등 4개 섬을 소개하고자 한다. 시간 여유가 없다면 배편이 편리한 무의도와 장봉도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장군복을 입고 춤을 추는 형상을 닮았다는 무의도(舞衣島)에는 하나개와 실미해수욕장이 있어 가까운 곳에서 섬 분위기를 접할 수 있다. 장봉도에는 옹암해변 등 주변에 소소한 즐길 거리가 많다. 조금 더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면 시간을 내어 뱃길로 1~2시간이면 갈 수 있는 자월도(紫月島)와 대이작도(大伊作島)라는 작고 아름다운 섬이 있다. 자월도는 말 그대로 달이 붉고 아름답게 비추듯 밤 풍경이 좋고, 장골·큰말 해수욕장은 해수욕하기 아까울 정도로 곱고 깨끗하다. 대이작도 풀등(썰물에 모습을 드러내는 모래섬)과 작은 풀안 해수욕장의 이국적인 풍광도 볼만한 경관이다. 천혜의 바다 전망대인 부아산(負兒山) 정상에 올라 아름다운 덕적군도 일대의 섬과 바다를 조망할 수도 있다.

인천에는 경관이 아름답고 역사·문화·생태학적으로 소중한 자산을 보유한 섬이 많다. 그러나 그 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섬의 중요한 가치 반영과 특성에 맞는 체계적인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인천시는 ‘인천의 가치 재창조’ 일환으로 섬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등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사업 일환으로 인천지역 섬에 친환경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무의도, 장봉도, 자월도, 대이작도 등 4개의 섬에 대해 4~6월 동안 대기환경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섬 지역의 대기 질이 도심보다 매우 청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초미세먼지(PM2.5)는 무의도 등 4개 섬 지역이 인천 도심지역보다 무려 31%가량 낮은 수준이었다. 섬 지역의 초미세먼지는 인위적인 오염 성분인 유기탄소, 질산염, 황산염 등이 도심보다 평균 1.6~1.8배 낮은 농도로 조사됐다. 이들 4개 섬의 해수욕장은 수질 조사(장구균·대장균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

시민들께서는 이번 여름에는 메르스 걱정 없는 건강한 인천의 바다와 섬에서 ‘섬의 청정한 자연경관’을 마음껏 즐기시길 바란다. 머지않아 인천의 섬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삶의 정서적 소통 공간으로 거듭나고, 그 고유한 가치를 인정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이성모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