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꿈나무골프 2위로 마쳐
초반 5타차 시합 연장까지 이끌어
5~6학년과 정면승부 집중력 뽐내
어릴적 아이스하키로 기른 승부욕
새벽시간 고된훈련도 즐기며 임해


“여자 선수처럼 남자 골프도 널리 알리고 싶어요.”

지난 10일 코오롱·용인컨트리클럽배 제3회 경인일보 전국꿈나무골프대회에서 남초부 준우승을 차지한 이병호(남양주 예봉초 4년)의 포부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매 홀마다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면서 “경기 초반 퍼터가 홀컵에 빗맞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이병호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6언더파 67타를 치며 고학년 선배들과의 대결에서도 당당했다. 그는 올 시즌 덕신하우징배 2위, 녹색드림배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저학년부 대회에서 이름을 날린 유망주다.

이병호의 어머니 정예주(45)씨는 “병호는 정신력이 강하고 잘 포기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라면서 “지난 대회에선 첫날 1등과 5타차가 났었는데 후반에 동 타를 만들고 결국엔 연장까지 갔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위기가 있었다. 이병호는 13번 홀에서 우측 OB를 냈다는 얘기를 듣고 한번 더 공을 쳤지만, 이마저도 좌측에 떨어지는 OB였다.

하지만 실제로 직접 가서 공을 확인해보니 처음 친 공이 살아있었다. 여느 선수들 같았으면 정신력이 흔들려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웠지만, 이병호는 그 홀을 파로 마무리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이병호는 5세 때 아이스하키를 하며 몸을 만들었다. 전국에서 랭킹1위에 들 정도로 실력 있는 아이스하키 선수였다. 하지만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골프를 접한 이병호는 골프에 매력을 느꼈고, 결국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아이스하키를 포기하기는 했지만 운동을 하면서 길러진 균형감과 체중 이동, 승부욕 등은 골프를 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

이병호는 학교 수업과 학원을 병행하면서 골프 훈련도 한다. 이런 스케줄을 맞추다 보니 종종 새벽 3~4시에 일어나 훈련 준비를 하기도 한다. 정 씨는 “아이가 힘들 법도 하지만 짜증을 내거나 힘들다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면서 “또 골프를 하면서 만나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도 즐거워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병호의 꿈은 여자 프로 골프를 널리 알렸던 박세리 프로처럼 남자 골프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전국초등연맹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앞으로 여자 선수들처럼 남자 선수들이 미국 프로골프를 점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부모님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다. 훌륭한 선수가 돼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