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물동량 수송을 위해 화물차 전용도로로 개통한 인천신항 진입도로가 자전거족의 ‘떼빙(자전거가 무리 지어 다니는 것)’ 장소로 전락하고 있다. 개통 2개월 만에 도로위 자전거 사고가 잇따라 일어나면서 안전대책이 요구된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개통한 왕복 4~6차선의 인천신항 진입도로를 통해 컨테이너 터미널을 오가는 화물차는 하루 평균 2만6천~3만대에 달한다. 그러나 쉴 새 없이 오가는 화물차 사이로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 라이더들의 모습이 위태로워 보인다.

18일 오전 11시께 이 도로 왕복 4차선 중 한 차선에 2대의 자전거가 나란히 달리고 있고, 폭이 넓은 화물차들이 자전거를 조심스럽게 피해 가고 있었다. 지난 16일 오전에는 5~6대의 자전거 부대가 도로를 내달리는 모습이 여러 번 눈에 띄었다.

이들이 자칫 도로에서 넘어지는 사고라도 나면 대형 화물차와 충돌, 큰 사고로 이어지는 끔찍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께는 10여 명의 동호회 회원들이 무리 지어 운전하면서 두 라이더의 페달이 엉켜 넘어지면서 턱과 팔에 중상을 입고 구급대에 실려가는 일이 있었다. 지난 6월 초에도 야간 주행을 즐기던 한 여성이 도로에서 넘어지면서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인천신항 진입도로 8㎞ 구간에는 양쪽에 자전거 도로가 설치(4㎞ 구간은 한쪽만 설치)돼 있다. 도로교통법 상 자전거는 전용도로가 있는 경우 반드시 자전거도로로 통행해야 하지만 차도를 이용해 질주하더라도 처벌규정이 없고, 단속에 나서는 기관도 없다.

이 도로를 자주 이용하는 화물차 운전자인 권모(49)씨는 “새로 개통한 직선도로라 자전거 이용자들이 많이 찾는다”며 “차도에 자전거가 달리면 화물차 입장에선 ‘장애물’과 다름 없어 사고를 불러 올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해수청 관계자는 “자전거의 차도 진입을 제한한다는 표지판을 두 군데 설치, 계도·경고를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이용자들의 안전의식 제고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