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위기수준을 넘어 심각한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다. 2015년 2분기 가계부채는 1천132조원으로 이런 속도라면 금년 말 가계부채는 1천2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국가 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가 2년 연속 26위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지난해와 같은 순위로 특히 노동분야에서 노사 협력은 최하위고, 금융시장의 효율성도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2007년에 11위까지 올랐지만, 이후 끊임없는 내림세를 보였다. 이는 우리 경제가 뾰족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여당이 벌이는 권력투쟁을 보고 있노라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한동안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내 분쟁으로 시끄럽더니 ‘안심번호를 활용한 국민공천제’ 도입 문제로 여권이 흔들리고 있다. 당내 논의없이 야당대표와 민감한 사안을 합의해 비난받던 김무성 대표는 어제 “청와대에 합의 내용을 통보했다”고 말해 당청갈등이 이제 진실게임 공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발끈하고 있다. 청와대는 안심번호가 민심왜곡, 조직선거, 세금공천 등 5가지 우려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누가 봐도 내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추석 민심은 국회가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뭔가. 무너져 가는 경제를 지켜보면서 답답한 건 정치권이 아니라 국민이고, 이를 외면한 채 밥그릇 싸움을 하는 집권당의 모습은 한심하다 못해 측은할 정도다. 더욱이 당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를 불참하는 등 사실상 당무를 거부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은 심히 유감이다.
지금 당·청이 해야 할 것은 권력투쟁이 아니라 4대 부문 구조개혁, 그중에서도 금융과 노동분야의 개혁이다. 이번 WEF 평가에서도 이 분야가 유독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 분야 개혁의 ‘골든타임’은 지나가고 있는데 당·청 갈등은 그 끝이 어딘지 보이질 않는다. 당·청은 당장 만나 머리를 맞대고 신속히 수습책을 찾아야 한다. 지금 권력투쟁할 만큼 우리 경제가 녹록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경제상황 최악인데 지금 권력투쟁 할 때인가
입력 2015-10-01 21:15
수정 2015-10-0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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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0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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