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미국이 금리인상을 미룬 이유가 밝혀졌다. 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공개했는데 9월의 금리동결은 미국 내 취업률과 물가가 목표수준에 못 미친 터에 중국의 경기부진이 한몫 거들었다는 것이다. 신흥국들은 또다시 전전긍긍이다. 미국 금리인상이 뉴스밸류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나 파괴력만은 여전한 것이다. 최근 세계경제와 미국경제의 성장세가 반대양상을 보이면서 신흥국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지난 6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가 회복과 침체의 중대한 분기점에 접어들어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치를 낮추는 한편 미국의 기준금리 연내 인상설에 우려를 표명했다.

친미성향의 세계은행(WB)까지 IMF를 거들었다.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카우시크 바수는 금리인상이 오랫동안 예고되었지만 막상 인상이 단행될 경우 신흥시장의 통화가치 급락→‘공포에 질린 자본’의 신흥국 이탈→달러화 강세→미국경제 성장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므로 세계경제의 기초가 좀 더 탄탄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조셉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도 이자율인상이 미국 내 불평등을 악화시켜 전반적인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경고 했다.

그럼에도 연내 인상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 금융당국은 위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막대한 달러유포로 인한 버블확대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Fed에 대한 시장신뢰는 더 큰 문제여서 금년 중 인상론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9월 FOMC회의에 참석한 Fed이사 17명 중 13명이 적절한 금리인상 개시 시점을 2015년이라 답했다. 10월말과 12월 중순에 예정된 FOMC회의에 눈길이 간다.

LG경제연구원은 미국금리가 인상되면 신흥국 금융위기 재연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국수출의 신흥국 비중이 60%인데 중국경제가 예상보다 더 냉각될 확률이 커진 데다 러시아,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 원자재수출국들의 경제부진은 설상가상이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안해도 고민이다. 글로벌 환율전쟁 확전(擴戰)이 불문가지여서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더욱 떨어뜨릴 수도 있는 것이다. 부채 및 물가관리, 비효율성 제거 등 거시건전성 제고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