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월드디자인시티(GWDC)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베인브리지 인베스트먼트, 트레저베이그룹과 무려 30억달러(3조4천억원) 법정 구속력을 갖는 투자협정을 맺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는 구리시가 제안한 GWDC 사업 용지에 대한 그린벨트해제 안건을 의결하고 단서를 달았는데 그것이 ‘법적 구속력을 지니는 투자계약 체결’이었다. 이번 유치로 가장 큰 산 하나를 넘은 셈이다. 늦었지만 지지부진했던 사업을 본격 추진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
GWDC 사업은 구리시에 11만명의 일자리 창출과 100억달러 이상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유치해 국가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미래성장 동력사업으로 주목받아 왔다. 특히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대부분이 그린벨트인 구리시가 지난 2007년부터 제2 한강의 기적을 꿈꾸며 기획한 것이 GWDC다. 지방자치단체 단위에서 추진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이 사업은 구리시 토평·교문·수택동 일대 172만1천㎡에 GWDC와 국제규모의 상설전시장, 업무단지, 호텔과 쇼핑센터 등을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건축 디자인·인테리어 분야의 해외기업 2천여개를 유치해 ‘아시아의 디자인 허브’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동안 그린벨트 해제와 친수구역 지정절차 문제에 가로막혀 앞길이 불투명했다. GWDC가 조성될 경우 한강의 오염을 걱정하는 서울시의 반대에 환경단체들도 가세했다.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쥔 국토교통부 역시 환경문제와 사업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업허가를 수차례 보류했다. 일자리 창출, 외국인 투자유치 등 창조경제의 핵심 사업임에도 환경오염을 문제삼은 서울시 등의 줄기찬 반대로 번번이 무산돼 왔다. 하지만 먹거리가 전혀 없는 구리시의 입장은 단호했다.
지금 연간 180만명이 방문하고 11만명의 고용창출 효과 등이 예상되는 큰 일을 아주 작은 지자체가 이뤄내려 하고 있다.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방해를 해서는 안된다. 대규모 외자유치가 성공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 사업을 경기도 연정 제1호 사업으로 선정했다. 이번 외자유치를 계기로 구리시가 전 세계 디자인의 중심으로 우뚝 서길 기대해 본다.
[사설] 외자유치로 전기 맞은 구리 디자인센터사업
입력 2015-10-22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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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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