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가을 하늘이 대한민국의 상징이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런 하늘을 보기 어렵다.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없이’라는 애국가의 한 구절이 무색할 지경이다. 전국이 연일 미세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다. 치솟는 미세먼지 농도 탓에 밖에 나설 엄두가 나지 않는다. 겨울과 봄에 황사로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진 경우는 있으나 가을에 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기후탓이건 문명의 이기때문이건 이제 사철 내내 미세먼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져 걱정이다.
미세먼지는 머리카락보다 20분의1에서 30분의1 정도 되는 작은 입자이기 때문에, 사람의 폐까지 깊숙이 침투해 각종 호흡기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세심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미세먼지는 공장이나 자동차 등에서 발생하는 분진으로 황산화물·암모니아·질소산화물 등이 주성분이다. 천식·기관지염 같은 호흡기 질환은 물론 피부·안과 질환을 유발한다. 미세먼지때문에 조기 사망하는 사람이 전 세계적으로 330만명이 넘는다. 교통사고 사망자의 10배가 넘는 숫자다. 우리의 경우 연간 3만여명이 미세먼지 때문에 조기 사망한다.
미세먼지는 입자크기도 중요하지만 그 입자 속에 어떤 화학성분을 함유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독성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호흡기 질환보다 혈관속에 초미세먼지가 침투해서 생기는 심혈관과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하는 숫자가 3배 많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이런 추세라면 2050년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가 660만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문제는 미세먼지가 국민건강을 위협하는데도 정부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역시 미세먼지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촉구하고 있지만 법안 통과 등 실질적인 노력은 기울이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디젤차의 증가가 가히 폭발적이다. 수도권을 비롯해 대도시 미세먼지의 70%는 자동차와 연관돼 있다. 주로 디젤 엔진에서 배출된다. 미세먼지를 모두 중국 탓으로만 돌려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대재앙을 맞기 전에 자동차와 공장오염물질 배출 허용기준 강화 등 미세먼지 근절 대책을 절박한 심정으로 마련해야 한다.
[사설] 국민건강 위협하는 미세먼지 근절대책 절실하다
입력 2015-10-2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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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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