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박 좌장·최다선 부담감 느껴
'경제해결' 정부 성공여부 판가름
"국회의장, 야당이… 미련 없다"
반기문 대권행보 "말하기 곤란"
"지역구사업 임기내 마무리질것"
20대 국회가 서막을 열었다. 4·13총선은 여당도 야당도 아닌 '민심의 승리'로 끝난 국민들의 심판으로 평가됐다. 민심이 무섭다는 선거결과는 그래서 더 효율적인 국회가 될 것으로 여론은 기대하고 있지만, 20대 선량들이 밥값을 제대로 해 줄 수 있을지는 요원하다.
이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의석수(73곳)를 보유한 경기 인천지역 중진·다선의원 15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그들의 입을 통해 우리 정치권의 변화상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 주
현역 정치인 중 가장 '짬밥'(?)이 많은 사람. 그래서 그를 20대 국회의장 '0순위'로 꼽는데 토를 다는 사람이 없었다. 화성갑 총선에서 8선 성공신화를 이룬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다.
지역 주민들은 낙후된 화성의 서부권 발전을 위해 그를 최다선 의원으로 만들어 주었지만, 여야의 냉엄한 총선 전쟁에선 새누리당의 패배로 '국회의장' 자리를 야당에 내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총선 이후 충격이 컸을 터, 언론과 접촉도 피해왔다. 그의 말 한마디가 일파만파가 되고 혼란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경인일보는 그런 서 의원과 30일 국회에서 만나 그간의 심경과 앞으로 역할을 물었다.
서 의원은 먼저 "총선 이후 여소야대 정국을 어떻게 풀어갈지 걱정하느라 거짓말이 아니고 잠을 못 잔다"며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계파적으로 친박계 좌장이고 선수로는 여야 최다선으로 당과 국회에서 무언가 역할을 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눈을 피해 만나는 사람은 주로 옛날 친구, 언론계 후배들이며, "이 난국을 어떻게 풀어가면 좋을지 자문하고 해답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다선 실세로 막후 정치를 하고 있다는 정가의 소문과는 전혀 다른 예상치 않은 답변이었다. 실제 그의 눈은 충혈돼 밤잠을 못 자는 듯해 보였다.
"해답이 있더냐"라는 질문에 그는 "문제는 경제"라면서 사실상 박근혜 정부의 성공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가장 억울할 수 있는 국회의장 문제를 물어봤다. 그는 "한 달 전 당선자 대회에서 말했듯이 야당이 연합해서 자기들이 의장을 하겠다고 하면 방법이 없다. 그걸 인위적으로 할 수도 없고, 그래서 미련을 버렸다"고 말했다.
이날 첫 의원총회에선 국회의장을 야당에 넘겨 줄 수 없다며 의장 사수론이 여당에서 터져 나왔지만 본인은 내색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화제를 바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 행보에 대해서도 '글쎄'로 답변을 시작하면서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는 "지금 그분에 대한 국민 기대가 높은 건 사실로 보이지만, (앞으로)당내에서 어떻게 무엇을 할 것인지는 그 양반 본인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말 그만둔 다음에 행보를 하기전에는 내가 얘기하기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대권 도전에 대해선 "우리당의 훌륭한 자산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자기의 경륜을 언제 잘 쏟아야 할지 본인이 잘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 지역구에 대해선 "2번씩 지지를 해 주셨는데 임기내 계속 사업이 마무리 되게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경기도 정치권도 이제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경기도로 많이 이주하면서 위상이 달라졌다. 의석수는 야당에 비해 적지만 삶의 질을 높이고 서울로 가는 교통망을 확충하면서 여당 의원으로서 열정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며 자신이 앞장서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다만 당내 최대 현안인 7월 전당대회에 관련해서는 말을 더 아끼면서 자신이 관리형 당 대표를 맡을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선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절대'"라며 손사래를 쳤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