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가도를 달리던 애견산업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애완견 수요 자체가 감소한데다가 애견용품 등의 지출도 크게 줄어들면서 애견 관련업체들의 매출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19일 도내 애견업계에 따르면 애견용품업체는 물론 동물병원, 애완견 분양업체에 이르기까지 애견 관련업체들이 지난해 대비 급감한 매출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A동물병원 원장은 “매출이 작년 절반수준으로 줄어들었다”며 “그러나 주변에선 전년대비 70%까지 매출이 하락한 곳도 많아 드러내놓고 걱정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인근 H애견용품점 관계자도 “가뜩이나 매출이 줄어들어 힘겨운 상황에서 요즘에는 애견용품관련 문의보다 애견을 판매해줄 수 있느냐는 전화가 더 많아 착잡하기만 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애견산업의 불황을 반영하듯 애견분양가도 폭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애견중에서도 인기가 있는 생후 40~50일된 어린 마르티즈의 경우 3년전 70만~80만원까지 거래되던 것이 최근에는 10만~15만원대로 가격이 뚝 떨어졌다. 일부 경매시장에서는 마리당 5천원에서 1만원대로 '덤핑' 거래까지 이뤄지고 있다.

수원시 하동에서 애견분만을 전문으로 하는 정모씨는 “현재 사료가격조차도 건지기 힘든 상황”이라며 “힘들게 키워 경매시장에서 헐값에 팔리는 애견들을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한국애견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1조5천억원에 달했던 애견시장 규모가 올해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이에 폐업과 업종변경을 고민하는 사업장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