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설계 적용안돼 붕괴 우려
감사원 '미흡등급' 보수 통보
區, 보강공사 예산확보 불구
"효과검증 공법 못찾아" 미적
6만가구 피해·대형참사 불안


경주지역에 잇따라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 연수구 지하 공동구의 내진 성능이 미흡해 지진이 날 경우 붕괴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구에는 상수도·통신·전력선 등이 묻혀 있어 붕괴될 경우 도시기능 마비는 물론,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20일 감사원의 '국민안전 위험요소 대응·관리실태(지하철·공동구 분야)' 감사 결과에 따르면 연수구 지하 공동구는 내진성능 평가에서 D(미흡) 등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D등급은 A(우수)-B(양호)-C(보통)-D(미흡)-E(불량) 5개 단계 중 내진성능이 낮은 미흡 단계로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한 구조물을 말한다.

지하 공동구는 신도시 건설 때 도시기능을 유지하는 전력·상수도·통신·열 배관 등 10여 개 주요 시설을 한곳에 모아 설치하는 국가 보안시설이다. 9.6㎞ 규모의 연수구 지하 공동구에는 현재 6만3천가구 25만명에게 공급되는 상수도·통신·전력 케이블 등이 매설돼 있다.

지하 공동구의 내진설계 기준은 2006년부터 법으로 의무화됐기 때문에 1992년에 만들어진 연수구 지하 공동구는 내진 성능 없이 시공됐다.

감사원은 "연수구에 설치된 공동구의 경우 지난 2012년 내진성능 평가에서도 D등급(미흡)을 받았지만, 아직 보완공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보강공사를 하지 않으면 지진이 발생했을 때, 붕괴가 우려되기 때문에 전력·통신 등 사회기반시설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진성능 보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연수구에 통보했다.

그러나 연수구는 보강공사 예산 32억원을 확보하고도 아직 이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전력·통신 등 지하 공동구에 점유물이 있는 상황에서 내진보강 공사를 벌인 경우가 없기 때문에 효과가 검증된 보강공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연수구 관계자는 "서울이나 부산 등 연수 지하 공동구보다 오래된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보강사례를 찾고 있다"며 "확실한 보강공법을 이용해 내진성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