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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도(1953~)

뜨겁게 끌어안았던
강물을 뒤로 한 채

달빛만 가득 싣고
생을 마친 폐선 한 척,

자신이
건너갈 것도 아니면서

강을 놓지 못하네.

민병도(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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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2016년을 한 척의 배라고 한다면 이제 그 배에서 내려야 할 때다. 모든 희망을 '한 해의 돛'에 걸고 쉼 없이 달려왔던 '시간의 닻'이 "뜨겁게 끌어안았던/강물을 뒤로 한 채" 2016년을 정박시키고 있다. 돌아보면 "달빛만 가득 싣고/생을 마친 폐선 한 척" 보이는가. 거기서 당신도 더 이상 꿈을 꾸지 않아도 되는 '놓지 못하는 강'에 서 있는가. 타고 온 배를 짊어지고 갈 수 없듯이 슬픔과 고통도 지나가고 있으니, 지나온 것은 지나간 데로 폐선에 담아 내려놓으리. 그래야 모름지기 밝아올 '새해의 강'에 '희망의 닻'을 올리고 '꿈의 돛'을 펼치며 건너갈 수 있지 않겠는가.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