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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해가 가면서 새삼 이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순리를 따라 성실하게 살라는 이름인 순실(順實)! 밝게 펼쳐나가는 한 해라는 병신년(丙申年)!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경제동력을 만들라는 창조경제(創造經濟)! 이 외에도 그럴듯한 이름이 한 해를 휩쓸고 갔음에도 결과는 정반대로 민심을 거스르며 허욕을 부린 허역(虛逆)의 이름으로 기록되고, 모든 국민의 심신을 병들게 한 병신(病身)년으로 기록되고, 창조의 동력을 무력화시킨 파탄경제(破綻經濟)로 기록될 판이다. 이렇게 우리가 받는 많은 상처는 그럴듯한 이름인 슬로건과 실제 모습인 실상과의 괴리에서 온다. 그래서 공자는 논어에서 '정명(正名)'을 이야기하였다. 正名이란 인식의 측면에서 보면 '실상에 부합하는 개념'이며, 행동의 측면에서 보면 '이름값을 하는 것'이다.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각종 그럴듯한 슬로건이 등장할 터인데 과연 그 물건이 실상에 부합하는 이름인지 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스스로도 내가 내세운 이름값을 하고는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공자가 말한 정명(正名)에 다가가는 길이 아닐까 한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