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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에 있는 수덕사란 절에 가보면 입구의 더덕막걸리도 맛이 좋지만 경내의 풍경도 그만이다. 수덕사에는 한국 선불교를 이끈 만공(滿空)스님의 자취도 볼 수 있다. 수덕사의 주련에 써 있는 禪詩가운데 그의 오도송이 있는데 그것을 보고는 2017년 새해의 卦를 지어보았다. 시의 마지막구절이 닭이 울면 해가 뜬다는 내용인데 鷄鳴日出로 요약된다.

새해가 닭띠의 해인데 닭의 가장 큰 상징성은 새벽의 울음이다. 새벽은 캄캄한 밤도 아니고 밝은 아침도 아니지만 밤에서 아침으로 가는 과정의 의미이다. 이것을 주역으로 보면 雷水解卦가 된다. 팔괘로 볼 때 캄캄한 밤은 坎卦 이고 아침은 震卦 인데 밤에서 아침이 오는 과정은 이 둘을 합친 괘인 解卦 가 된다. 해괘는 풀린다는 의미인데 먼저 坎卦 의 험란함을 震卦 의 떨침으로 벗어나 해결하는 상이다. 계절의 기상으로 보면 坎卦 는 겨울이고 震卦 는 봄인데 겨울에서 봄이 올 때 나타나는 징후들이 '풀림'이다.

새해에는 잔뜩 얼어붙었던 마음이 풀리는 한해가 되길 전망해보는 것인데 막혔던 모든 어려운 일들이 풀리는 한 해가 되길 빌어본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