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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잘 아는 국회의원과 식사를 한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그 친구가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는 골자의 이야기를 했고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도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이야기의 핵심은 '인구'와 '격차'의 문제였다. 출산이 적고 상대적으로 노령 인구는 늘어나는 시대적 흐름을 타고 한 이야기이다. 민생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각종 제도이고, 법치주의에 입각한 현대에서 각종 제도를 만들기 위해 입법을 하는데 그 일을 맡은 이들이 국회의원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식견을 포함한 생각은 민생과 직결되어있다. 그러므로 국회의원들은 늘 시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그런데 고민을 해도 각자 좋다고 생각하는 각종 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큰 틀의 콘셉트가 필요한데 주역에서는 그것에 대해 '절(節)'을 제시하고 있다. 節이란 마디이다. 마디란 저마다 지니고 있는 유한(有限)성을 의미한다. 대나무가 일정정도의 마디를 맺듯이 그릇마다 용량(容量)이 있다. 우리시대에도 우리시대에 맞는 적절한 질적 양적 용량이 있는데 그것을 아는 것을 시절(時節)을 안다거나 철을 안다고 표현해왔다. 국회의원은 시절을 모르는 철부지가 되어선 안 된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