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간 끊겼던 마성리~동백동 숲길 다리로 연결
단절된 처인과 기흥지역 잇는 통합의미 담겨 있어
道기념물 제215호 '할미산성' 종합정비계획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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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민 용인시장
올해는 용인시가 채무제로 도시를 선포하고 제2의 도약을 시작하는 해이다. 이에 더해 두 동강 났던 용인의 석성산이 하나로 연결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석성산은 처인구의 유방동에서부터 역북동, 삼가동과 포곡읍의 마성리, 기흥구 구성동과 동백동까지 걸쳐 솟아있는 용인의 대표적인 산으로 산행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용인의 중심에 위치하고 기암괴석의 아름다운 산세와 약수, 사찰 등이 어우러져 용인시민 모두에게 신성함과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새해가 시작되는 날이면 많은 시민이 석성산 일출을 보러 산마루에 오른다. 정상에 올라서면 용인 동백지구와 영동고속도로가 눈앞에 펼쳐진다. 지정 등산로 외에도 여러 곳에 자연적인 숲길이 닦여 있다. 마성리에서 동백동까지의 숲길은 할미산성으로 이어지는 구간으로 많은 산행객이 특히 즐겨 찾던 곳이었다. 마고할미가 앞치마에 돌을 모아 하룻밤 새 쌓아올렸다는 전설을 가진 산성이 영험한 기운을 가진 탓인지도 모른다. 석성산의 바로 이 숲길 구간은 지난 1971년 영동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사라졌다. 올 연말이면 이 구간에 길이 168m 폭 3m의 다리가 건설된다. 무려 46년간 끊어졌던 숲길이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단절구간에 다리가 놓이고 연결된다는 것은 두 동강 났던 용인, 서로 멀어졌던 두 지역이 다시 연결된다는 큰 의미가 있다.

용인시를 관통하는 영동고속도로는 90년대의 눈부신 성장을 상징한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오직 '성장'이라는 목표만을 향해 달려갔던 시대였다. 고속도로를 타고 이곳저곳을 오가며 너무 빠르게 도시화의 길을 갔고, 물질문명의 눈부신 발전을 얻었다. 특히 용인은 이런 급성장의 대표적인 사례였다. 하지만 이런 눈부신 발전 이면에 소중한 무엇인가를 잃어버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석성산이 두 동강이 났다는 것은 단지 자연과 생태계 훼손의 차원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지역 간 단절을 뜻했다. 용인은 옛날부터 동서부권의 이질적인 여건과 문화의 차이가 정책상의 난제였다. 급격한 도시화와 함께 유입인구가 급증했고 3개 구청으로 행정구역이 구분되면서 동서부권의 차이는 더 현저해졌다. 처인지역과 기흥지역은 농촌과 아파트 밀집촌으로 전혀 다르게 변해갔다. 단시간에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가 되면서 지금도 지역 간 이질감을 극복하지 못한 채 있다.

우리 시가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통합된 도시 정체성을 확립하는 게 무엇보다 큰 과제이다. 단절됐던 석성산 숲길을 잇는 것은 이러한 정체성 확립의 한 걸음을 성큼 내딛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용인은 임야가 전체 면적의 56%를 차지하는 데다 한남정맥 170㎞의 반 정도인 82㎞가 지나가는 산림도시다. 산림자원을 특화된 도시경쟁력의 하나로 활성화하기 위해 매년 꾸준히 숲길 정비를 하고 산림 내 역사문화자원을 복원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시는 올해 석성산의 단절 등산로 연결사업 외에도 경기도 기념물 제215호인 할미산성에 종합정비계획도 추진한다. 정비 후 주변 유적 및 관광자원과 연계해 역사·문화적 가치를 극대화한 교육장으로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5차 발굴조사 결과 성곽 운영 당시의 건물터 등이 고스란히 확인됐다. 이에 발굴자료를 바탕으로 성벽과 건물터를 정비하고 성곽 내·외부를 연결하는 탐방로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할미산성의 가치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안내시설도 구상하고 있다. 정비계획이 수립되면 학술연구와 유적정비를 연차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산림은 도시의 오랜 역사와 자연환경, 문화를 보존한 곳이다. 산림자원을 보존하고 관광 자원화하는 것은 도시의 역사와 정체성 확립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용인의 도시 정체성을 되찾는데 석성산을 중심으로 쏟는 모든 노력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단시간에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를 창출한 용인시, 이제 동서부권역의 이질적 요소를 극복하고 석성산 숲길을 연결하듯 단절됐던 지역들을 한 실에 꿰어야 한다. 각각의 지역이 가진 매력을 잘 살려 그 개성을 조화시켜 나가야 한다. 갈등과 단절이 아니라 차별화된 개성이 조화를 이루는 삼색 도시 용인을 만드는 일, 그런 균형발전을 통해 용인의 제2 도약이 성큼성큼 실현될 것이라 믿는다.

/정찬민 용인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