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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맹자의 사상을 혁명사상이라고 하는데 그가 혁명을 말하는 근거나 원천은 딱 하나다. 그것은 바로 백성이다. 백성의 마음을 얻은 자가 命을 받은 자이고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한 자는 命을 받지 못한 자일뿐이다. 번거롭게 더 따질 게 없다. 고전에서 흔히 백성을 이야기하고 사직을 이야기하고 인군을 이야기하는데 맹자의 입장에서 보면 여전히 우선순위는 백성에게 있다. 그래서 백성이 귀하고 사직(社稷)이 그 다음이고 인군이 가볍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大夫가 되려면 諸侯의 마음을 얻어야 하고, 제후가 되려면 천자의 마음을 얻어야 하지만, 가장 높은 지위였던 천자가 되려면 백성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제후가 사직의 神을 위태롭게 하면 제후를 갈아치운다. 마찬가지로 정성스런 마음으로 제 때에 제사를 지내는데도 가뭄과 홍수가 연이으면 사직의 神이 제 기능을 못하는 것으로 간주해서 사직도 바꾸어 설치한다.

혁명(革命)이란 한 왕조가 지닌 命令체계를 바꾼다는 뜻인데 지금으로 말하면 정권이 바뀐다는 뜻과 비슷하니, 교과서처럼 등장하는 하은주(夏殷周)의 교체도 민심을 얻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인군이 가볍다는 것은 인군의 생사여탈권을 백성이 갖고 있다는 뜻이지 그 지위가 가볍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가장 막중한 자리이기 때문에 그 막중한 지위와 권력이 과연 어디로부터 나오는지를 늘 잊지 말고 정치해야 백성과 나라와 자기 자리를 보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