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모든 자식은 사랑스럽지 않던가. 그것이 집 없이 떠도는 '지하역의' 노숙자라고 할지라도 아버지는 자식을 위하여 기도한다. "가난한 아버지가 가련한 아들을 껴안고 잠든 밤" 아버지는 자식을 위해 "마른 이불과 따끈따끈한 요리를 꿈꾸며" 추위와 배고픔을 달랜다. 아버지라는 "큰 슬픔이" 자식이라는 "작은 슬픔을 껴안고" 슬픔이 슬픔을 신문지 한 장으로 덮어주고 있다. 저녁에 내린 '소금 같은 싸락눈이' "신문지 갈피를 넘기며 염장을 지르는" 자반고등어와 같이 건너가는 '겨울밤'을 보면, 사소한 허물로 서로를 할퀴던 지난날들의 상처가 눈물같이 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