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母 조마리아 여사가 보낸 글 읽고 '감동'
아들 생각한 마음 떠올려 수일만에 작곡
윤동주 '서시'등 한국시 대중적 재해석도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아들을 생각하며 보낸 옥중 편지를 부를 때마다 울컥 목이 메인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하고 싶어 최대한 억누르고 있다."
안중근 의사를 소재로 한 다양한 예술공연(영화·뮤지컬·연극 등)이 무대에 올려지고 있는 가운데 K팝페라 그룹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악단 랑코리아의 공연이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3·1절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랑코리아를 이끄는 성악가 부부 주세페 김(테너·남편)과 구미꼬 김(소프라노)은 민족혼을 담아 예술을 노래하는 듀오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3·1절을 하루 앞둔 28일 경인일보를 찾았다.
"우연히 접하게 된 조마리아 여사의 옥중편지에 우리 부부는 전율을 느꼈다.
시인 이윤옥(전 한국외대 교수)의 시화전에 초청받았다가 편지 글을 보고 감동한 남편이 수일 만에 곡을 붙였고, 이후 공연 때마다 단골 레퍼토리가 됐다"는 부부는 "자꾸 공연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우리 역사와 나라를 생각하게 됐고, 그 속에서 애국심이 싹트며 자칭타칭 '애국 부부'로 불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흔히들 국가관이나 민족관·역사관을 소재로 한 공연은 다소 무겁거나 부담감을 갖게 마련이지만 전국 각지에서 이들의 공연을 접한 관객들은 어느새 충성심 높은 팬층을 형성한다.
랑코리아는 옥중편지 뿐만 아니라 윤동주의 '서시', 구상의 '적군묘지 앞에서', 박노해·정희승 시인 등 대표적 한국 시에 곡을 붙여 대중이 우리 시를 쉽고 재밌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중·고교생부터 노부부까지 관객층이 다양하고, 특히 청소년길라잡이 공연으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서양 레퍼토리에 국한됐던 한계에서 벗어나 동양의 감성을 추구하며 노래에 한국의 인문학을 담고 있다"는 부부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문학적 시를 다양한 풍으로 작곡하고 한국적 가치를 담아 창의적 문화프로젝트 'K문화독립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