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31명의 사상자를 낸 크레인 사고와 관련해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에 대한 첫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 수사본부는 4일 오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안전관리팀 등 사무실 5곳가량에 수사관들을 급파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수사본부는 작업 일지와 안전 수칙·교육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충돌 사고가 난 크레인·타워 크레인 기사·신호수 간 무전 소통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근무 환경이 사고에 영향을 줬는지, 기계적 결함이 있었는지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지난 3월 21일 거제조선소 안 8안벽에서 작동하던 800t 골리앗 크레인이 운전수가 탑승하지 않은 채 근처에 멈춰 있던 150t 크롤러 크레인과 부딪힌 사고도 들여다보고 삼성중공업 측에 안전 관리 소홀 정황이 있었는지도 밝혀낸다는 입장이다.
수사본부 측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들을 분석해 삼성중공업 등 회사 관계자들의 과실 여부를 엄정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측은 "회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사상 처음"이라며 "경찰 압수수색과 사고 원인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1일 오후 2시 50분께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야드 내 7안벽에서 800t급 골리앗 크레인과 32t급 타워 크레인이 충돌했다.
이 사고로 타워 크레인 붐대(지지대)가 무너지면서 해양플랜트 제작 현장을 덮쳐 작업자 6명이 현장에서 숨지거나 병원 치료를 받다가 사망하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부상자 가운데 2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양형종 기자 yang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