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실 벽 미디어로 꾸며 '움직이는 동화책' 호기심 자극
멸종동물 위기 친근하게 표현… 함께 미션수행하며 체험
첨단 기술을 활용한 작품은 예술과 기술, 그 갈피에서 흔들리기 십상이다. 기술적 진보가 도드라져 예술의 감성이 묻히기도 하고, 반대의 경우도 흔하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미디어 인터렉티브 전시는 그 흔들림이 더 심하다. 관객이 직접 작품에 개입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작품 의도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기술 구현이 관건이다. 기술에 집중하다 보면 자칫 예술을 놓치기 쉽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이 개관 6주년을 맞아 새롭게 선보이는 상설전시도 미디어 인터렉티브 전시다. 연극무대로 활용되던 미니 씨어터 공간을 '별난 전시실'로 개편하고 미디어나 신기술을 활용한 체험전시실로 만들었다. 그리고 첫 번째 전시로 '컬러풀 정글'을 선보인다. 다행히 예술과 기술, 두 박자가 잘 맞아 떨어졌다.

컬러풀 정글은 '움직이는 동화책'을 의도했다. 마치 동화책 속으로 어린이들이 빨려 들어가는, 어린이 모험 영화에 흔히 나오는 장면을 공간에 구성했다.
전시실 벽면 전체가 미디어다. 화면 속에는 희귀한 나무와 풀, 동물이 가득한 정글이 그려져 있다. 이곳에 출연하는 동식물은 경기도가 지정한 '보호야생동식물군'이다. 한국산개구리, 고슴도치, 도롱뇽, 청호반새, 버들붕어 등이 자유롭게 정글을 돌아다닌다.
정글 동식물을 직접 손으로 만지면, 동식물 스스로 다른 움직임을 보이며 관객과 소통한다. 그 움직이는 모습이 꽤 자연스럽게 구현돼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하다.
특이한 점은 화면 안의 정글이 마치 어린이가 크레파스로 칠한 듯 표현됐다. 굳이 3D기술을 활용해 매끈하게 캐릭터를 만들지 않고 2D에 가깝게 정글을 표현했다. 미디어를 활용했지만 회화적 요소를 버리지 않았다.
전지영 학예팀장은 "아이들은 일상 속에서 오락, 동영상 등을 통해 차가운 미디어에 익숙하다. 어린이박물관에서 만든 미디어전시라면 시각예술을 통해 따뜻하고 서정적인 감성을 체험케 해야 한다"고 연출의도를 설명했다.
또한 '멸종동물 위기'의 이슈를 친근하게 설명하고, 직접 멸종 동물을 그려 화면 속에 삽입해 멸종동물을 구하는 미션을 함께 수행하는 등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융합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제2롯데월드 서울 스카이타워, 일산 한류 테마파크, CJ E&M 문화창조융합센터 등에서 미디어 작품을 작업해왔던 뉴미디어 그룹 JUX와 협업을 통해 제작됐다.
양원모 관장은 "지난 1년여 간 학예팀 전부 힘을 합쳐 만든 미디어 전시인 만큼, 어린이 관객 뿐 아니라 부모님들도 즐길 수 있는 좋은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2일 경기도어린이박물관 3층 별난 전시실에서 개막하며, 상설 운영된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