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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아주대학교 병원 본관 3층 수술실 앞에서 만난 이국종 교수는 "현재의 부족한 의료체계 개선을 위해서 한국 사회에 '진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연신기자 julie@kyeongin.com

 

'10억원 적자의 원흉'으로 꼽히던 이국종 교수가 병원 재정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아주대학교 병원이 외부로부터 기부금 차원에서 받던 발전기금에 '이국종 교수·권역외상센터' 분야를 추가로 개설하면서, 그의 높아진 명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권역외상센터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대책 마련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4일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병원은 지난해 11월 10일부터 별도의 계좌를 만들어 이 교수와 권역외상센터를 돕기 위한 기부금을 받고 있으며, 이날까지 모금된 총 금액은 1억9천여만원이다.

지난해 11월 북한 귀순병사 오모(25)씨의 2차 수술 직후 브리핑에서 이 교수가 권역외상센터와 관련한 어려움을 호소한 이후, '한국 의료시스템의 문제'에 대한 여론이 형성됐다. 특히 그는 본인을 '연간 10억원 적자의 원흉'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실제 아주대 산학협력단에서 지난 2014년 발간한 '권역외상센터의 중증외상환자 수가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권역외상센터는 중증외상환자 1명당 251만원의 적자를 보는 구조인 상황이다.

이 교수의 호소와 정부의 미흡한 지원에 결국 각종 시민단체와 기업이 팔을 걷고 나섰다. 해당 계좌에 총 500여 단체로부터 약 600건에 달하는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지난해 11월·12월께 매일 '이국종 교수와 권역외상센터를 돕기 위해 개설된 별도의 후원금 계좌'에 대한 요청이 많이 들어왔었다"며 "5천원 가량 익명의 소액 기부금부터 1천만원에 달하는 기업의 거액 기부금까지 모두 빠짐없이 권역외상센터 운영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연신기자 jul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