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제2터미널 개장으로 인천공항은 연간 7천200만명의 여객과 500만t의 화물 처리 능력을 갖추게 돼 명실상부한 동북아 지역 대표 공항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천공항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제2터미널을 포함한 3단계 사업(사업비 4조9천300억 원)을 마치자마자 4단계 사업을 추진한다. 제2터미널을 확장하고, 제4활주로를 조성해 연간 여객 처리 능력을 1억명 수준까지 확대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정일영 사장은 막바지 제2터미널 개장 준비 상황 점검을 위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제2터미널 현장으로 출근해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며 성공적인 개장을 위해 전력하고 있다.
15일 오후 제2터미널 점검회의를 마치고 나온 정일영 사장을 만나 개장 준비 상황에 대해 들었다. 제2터미널 개장 준비로 바쁜 정 사장을 고려해 미리 질문지를 보내놓고 서면으로도 답변을 들었다. 그는 화장실 다녀올 시간도 없었던지 인터뷰용 사진 촬영 중 양해를 구하고 잠시 자리를 뜨기도 했다.
정 사장은 "개항을 위한 준비를 다 마쳤고, 이제는 혹시나 모를 비상사태,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이지만 일어날 것이라고 가정하고 이에 대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제2터미널에 올 때도 일부러 공항철도를 이용했다. 공항 이용객의 입장에서 불편한 부분이 있는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2015년 12월 제2터미널 오픈과 관련한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운영·오픈 준비와 관련한 통합관리를 시작했다. 25개 분야 3천 개 세부 추진과제를 도출해 이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실제 운영 상황을 가정한 시험운영도 벌여왔다. 그동안 투입된 가상여객만 2만2천 명에 달한다. 가상수하물 7만7천 개, 항공기 7대 등도 시험 운영에 동원됐다. 1만2천여 명에 달하는 운영인력이 새로운 시설과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 관숙화, 이전 준비 등의 작업도 했다.
정 사장은 "마지막까지 고객 혼선 예방 취약 분야, 미비 분야 중심으로 반복훈련과 개선을 지속해서 진행 중"이라며 "오픈 당일부터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제2터미널 개장을 준비하면서 정 사장은 여객 편의 향상을 강조해왔다. 제2터미널은 설계 단계부터 여객을 중심에 두고 시설을 배치했다는 평가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가야 하는 교통센터와 여객터미널 간 거리는 59m로, 제1터미널(223m)보다 크게 단축됐다.

환승 관련 시설을 인접 배치한 환승 집적화와 차별화된 환승 편의지역 조성으로 허브공항에 걸맞은 환승 인프라도 구축했다. 양방향 정보안내 시스템, 안내로봇 운영, 최신형 원형보안검색기 설치 등 스마트기술을 도입한 제2터미널은 스마트공항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 외에 상업시설 중앙 집중 배치, 상설문화공간 조성, 국내외 대표적 미술품 배치, 전망대·홍보관 운영 등으로 여객이 편리하고 즐겁게 공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제2터미널 개장 준비에 전력해 온 정일영 사장은 세세한 부분까지 꿰고 있었다. 이날도 기자에게 제2터미널에 입점한 '쉑쉑버거'를 맛보고 가라고 했다.
제2터미널과 교통센터에는 미국 프리미엄 버거인 '쉑쉑버거(쉐이크쉑·SHAKE SHACK)'뿐만 아니라 한국 팔도의 맛집으로 구성된 푸드코트 '한식미담길' 등이 조성됐다. 그는 제2터미널 앞에 심어진 장송(長松) 등을 언급하며 "터미널 자체가 오고 싶은 곳이 될 것이다. 봄이 되면 터미널 앞길이 데이트코스로도 큰 인기가 있을 것 같다"며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실제로 제2터미널이 정식 개장하기 전인 이날도 터미널을 구경하기 위해 온 시민이 많았다.
제2터미널은 해외로 떠나거나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환승객 등이 잠시 거쳐 가는 장소를 넘어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제2터미널을 차별화된 문화예술 경험을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 '아트포트(Art Port)'로 조성했다.
자비에 베이앙(Xavier Veilhan, 프랑스), 율리어스 포프(Julius Popp, 독일), 김병주, 지니 서 등 국내외 유명 작가의 예술작품 16종 33개를 배치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연간 6천 회가 넘는 문화공연을 실시해 인천공항에 머무르는 모든 시간이 즐거움과 감동으로 가득하도록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특히 터미널 내 국내외 대표작가가 한국의 미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을 배치해 국내외 여객에게 품격 있고 아름다운 한국의 이미지를 각인하고 우리 국민의 문화적 향유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천공항이지만,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복수(2개) 터미널 운영에 따라 여객이 혼선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은 걱정되는 부분이다.
정 사장도 터미널을 착각하는 '오도착' 승객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제2터미널로 이전하는 대한항공, 델타, 에어프랑스, KLM 등 4개 항공사와 함께 예방책 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항공사와 함께 문자메시지, 이티켓(e-ticket)을 통해 여객에게 이용 터미널을 알리는 사전 안내문을 발송한다.
고속도로와 공항 안내표지 체계 정비, 외국인 여객을 위한 해외 온라인 홍보, 대중교통 이용 안내 등도 진행하고 있다. 정 사장은 특히 탑승권 판매 항공사와 실제 항공기 운항 항공사가 다른 '공동운항(코드셰어)'의 경우 여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 사장은 "여객 오도착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체계적으로 홍보와 안내를 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면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객들의 인식이다. 인천공항 이용객은 출발 전에 반드시 본인이 가야 할 터미널을 확인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인천공항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승객과 화물을 집결하고 분산시키는 '항공네트워크 중심 공항'으로서 허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도 하고 있다. 항공네트워크를 동북아시아 공항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고, 복합리조트와 골프장 등 새로운 여객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공항복합도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항공정비(MRO) 특화단지 유치, 해외공항 사업 확대 등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매진하고 있다.
정 사장은 "중국, 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인구나 경제 규모가 제한돼 직항수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허브 경쟁력 확보를 통해서 공항의 성장이 가능하다"며 "주변국의 공항 투자 확대 등 허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다양한 노선'과 '고품질 서비스 제공' 등 차별화 전략으로 동북아와 제3국 간 여객과 화물을 수송하는 허브공항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 사장은 2023년까지 4단계 건설사업을 마무리해 '글로벌 메가 허브'의 토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정 사장은 2020년까지 110개 이상 취항 항공사 유치, 1천만 명 이상 환승객 유치, 300만t 수준으로 물동량 확대,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인천공항을 동북아 항공·물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정 사장은 "앞으로 공항 그 이상의 가치를 국민들께 되돌려주겠다. 더욱 활기차게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이 실현되는 인천공항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우리의 꿈이 현실이 되고 설렘이 감동이 되도록 공항가족 모두가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957년 충남 보령 출생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대학원 정책학 석사, 영국 옥스포드대 발전경제학 석사, 영국 리즈대 경제학 박사
▲1979년 행정고시 23회
▲2000년 6월∼2001년 11월 건설교통부 국제항공협력관
▲2001년 11월~2004년 11월 UN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대한민국 대표부 참사관
▲2007년 1월~2008년 3월 건설교통부 항공기획관
▲2008년 3월~2009년 1월 국토해양부 항공·철도국장
▲2009년 1~5월 국토해양부 항공안전본부장
▲2009년 5월~2010년 9월 국토해양부 항공정책실장
▲2010년 9월∼2011년 7월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
▲2011년 8월∼2014년 10월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2014년 11월∼2016년 1월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대학원 초빙교수
▲2016년 2월~현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2016년 3월∼현재 국제공항협의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