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호원동에 사는 대학생 서모(23·여)씨는 최근 학교 선배로부터 "매력적인 외국인 선수를 만나러 매주 평창에 가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평창에서 '틴더'라는 앱을 통해 매칭이 되면 선수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 서씨는 "이를 기대하고 숙소를 따로 잡아 놓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이 한창인 강원도 평창에 소셜 데이팅 앱 열풍이 불고 있다.

외국인 선수의 사진을 감상하거나 외국인과의 즉석 만남을 기대하는 젊은이들이 늘었기 때문이지만, 자칫 앱을 통한 만남이 성범죄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20일 글로벌 소셜 데이팅 앱 '틴더'에 따르면 지난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이후 선수촌에서 앱 사용량이 일일 평균 약 3.5배 증가했다. 해당 앱은 GPS를 이용해 자신의 현 위치와 가까운 사람과의 만남을 유도한다.

하지만 해당 앱이 인연을 맺기 위한 긍정적인 도구가 되는 한편 외국에서는 성범죄 등에도 악용되는 사례가 빗발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에는 '틴더는 성 관계를 위한 앱인데 예쁜 외국인 선수들이 가입한 상태다. 평창에 가면 좋은 시기다', '몸매 좋은 외국인 선수들 사진을 보면서 대리만족할 수 있다', '평창에서 외국인과 하룻밤 쿨하게 즉석 만남하고 왔다'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 2015년 한국소비자원에서 실시한 소셜 데이팅 서비스 조사 결과, 이용자 500명 중 절반가량이 "앱을 통해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고강섭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앱을 사용하는 2030세대가 세계화 흐름 속에 여러나라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을 것이지만 요즘 세대가 생각하는 '만남과 관계의 최소화'를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앱을 통해 쓸데없는 감정 소모를 최소화 함과 동시에 관계에 대해 쉽게 생각하게 만드는 도구로써 전락 될 수가 있다"고 말했다.

/박연신기자 jul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