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시간 넘게 삶은 토종닭, 잡냄새·기름 쏙
건더기 먹고 남은 육수에 메밀국수 제격
남기는 닭 없이 일정량만 팔고 영업 끝내

북한에서 냉면과 함께 겨울철 대표음식으로 전해오는 초개탕(醋芥湯). 한국전쟁때 북한에서 내려온 피란민들에 의해 전해져 남한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음식이었지만 요즘은 초계(鷄)탕으로 널리 알려진 여름철 보양음식으로 찾는 이들이 많다.
조선시대에는 겨울철 수라상에만 올리던 아주 귀한 음식이었다.
양평읍에서 광주시 곤지암 방향 지방도로 15분정도 가다보면 한적한 도로변에 '대동강 초계탕'음식점이 위치해 있다.
6.25전쟁전 할머니가 평안북도 대동군 대동면에서 '초개탕'을 만들어 팔던 그 맛을 되살려 친정아버지가 피난 내려온 후 파주에서 처음 '초개탕' 집을 운영했고 그 후 3남매가 비법을 전수받아 3대를 이어 100년 세월이 넘는 전통의 맛을 지켜오고 있는 세곳중 한곳으로 막내 딸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뜨네기 손님은 거의 없고 고객 대부분이 단골 손님들이다.
맑은 물에 적당한 크기의 토종닭과 마늘·생강·양파 등을 넣어 2시간 넘게 삶아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비법이다. 삶은 닭은 잡냄새가 전혀 없으며, 기름기가 쏙 빠져 담백하고 쫀득쫀득한 식감은 미각을 충족시키기에 그만이다.
초계탕 상차림은 2인(3만8천원)이상 주문이 가능하다. 살얼음이 동동 뜬 새콤 달콤 시원한 육수의 초계탕을 기본으로 삶은 닭(1마리 2만3천원), 메밀지짐이(8천원), 닭 야채무침, 메밀국수 무침 등 한상 가득 차려진다.
초계탕은 닭 삶은 육수에 오이·적채·양파·마늘·고추 등을 썰어 넣고 닭 가슴살을 잘게 뜯어 섞은 후 잣·대추·배·샐러리 등으로 고명을 올려 보기에도 좋고 입맛을 당기기에 그만이다.
야채와 닭고기를 건져 먹은 후 남은 육수에 삶은 메밀국수를 말아 먹는 맛도 만족감을 주기에 좋고 뒷맛이 깔끔하다.
또한 삶은 닭 한 조각을 굵은 소금에 쿡 찍어 한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채워지는 담백하고 고소한 육질의 식감은 삶은 닭의 진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기에 충분하다. 메밀가루와 채소를 섞어 부쳐낸 메밀 지짐이는 고소한 풍미를 더한다.
음식을 먹으면서 한 스푼씩 떠 먹게 되는 물김치 또한 시원한 감칠 맛이 그만이다. 1주일에 2번씩 고랭지 배추로 담가 어느 때나 적당히 익은 균일한 맛을 제공한다.
삶은 닭을 주문해 먹고 시원한 메밀 막국수로 마무리를 해도 좋다.
국수는 즉석에서 뽑아 삶아 단백한 닭맛을 즐기려는 식도락가들이 즐겨 찾는 후식 메뉴이다. 이곳 메뉴는 계절 등에 따른 추가 메뉴 없이 연중 같다. 매일 닭을 일정량만 삶아 닭이 떨어지면 초저녁에도 손님을 받지 않고, 팔고 남은 닭은 다음날 절대로 팔지 않는다.
초계탕 상차림은 물론 삶은 닭, 메밀 지짐이, 메밀 막국수 등 단품 주문도 가능하며 모든 메뉴를 포장해 갈 수 있다. 영업시간은 낮 12시~ 오후 7시까지이며 화요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 양평군 강상면 강남로 1614. 예약문의: (031)773-8666
양평/오경택기자 0719o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