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정윤 사무처장
이정윤 인천사회복지 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최근 제주도에 예멘 난민이 급증하면서 각종 루머가 난무하고, 난민에 대한 찬반의 첨예한 대립이 이루어져 전국적인 이슈로 확대되어가고 있다. 난민 문제와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미 우리나라 국민이면서 각종 차별과 피해를 입고 있는 '다문화가족' 문제이다.

행정안전부의 2016년 11월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다문화가족(결혼이민자, 귀화자)은 31만8천948명에 이르고, 이 가운데 2만988명이 인천에 거주하고 있다. 이는 경기(9만5천848명), 서울(7만3천914명) 다음으로 많다. 2015년 전국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혼이민자·귀화자 가운데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사회적 차별을 경험한 비율이 40.7%로 나타났다. 직장에서의 차별 경험(44.9%)이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는 매년 전체 배분액의 약 6%인 10억여 원을 다문화가족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에 배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사회적 학대 피해가족 통합지원사업'이다. 인천시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가족 중에서 사회적 학대로 인한 피해 경험이 있는 복지 사각지대의 취약가족을 대상으로 자녀 심리치료, 가족상담(집단)치료, 부모·자녀 통합프로그램 등을 통해 가족의 심리·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학대 피해가정의 위험을 예방하고 있다. 실제 이 사업을 진행한 결과, 가정 해체에 이를 수 있는 가족관계위기징후가 평균 45.4점에서 9.8점이나 감소하여 가족의 심리적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고, 사회적 학대에 대한 다문화가족 간 상호 지지체계가 마련되어 자신감이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비록 생김새나 사용하는 언어는 다를지라도 다문화가족을 외국인이 아니라 다 함께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이웃으로 생각함으로써 다문화가족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 중의 하나인 우리 인천이 선도적으로 다문화가족이 살기 좋은 도시로 변화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정윤 인천사회복지 공동모금회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