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현 시흥소방서 재난예방과장(소방령)
김영현 시흥소방서 재난예방과장
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물놀이는 언제부터 즐기기 시작했을까.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신라시대부터 세시풍속에 '물맞이'가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물맞이는 음력 6월 15일을 '유두'라 하여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아 부정한 것을 씻어버리며 더위를 식히는 풍습이 있었다. 평남에서는 물맞이를 "냉청(차고 깨끗한 물) 맞으러 간다"고 하여 폭포수가 있거나 특히 맑은 물이 있는 곳을 찾았다. 경남에서는 물맞이를 '약물맞이'라 하여 약수터에 가서 약수를 먹고 목욕을 하거나 폭포의 벼락수를 맞았다. 이렇듯 산과 바다를 찾아다니며 무더위를 이겨낸 선조들의 지혜가 오늘까지 전해져 현대인도 비슷한 모습으로 더위를 이겨내는 것 같다.

소방청 발표에 따르면 최근 7년간 물놀이 안전사고로 304명이 숨졌고 해마다 38명 정도가 생명을 잃는다. 물놀이 관련 환자 발생률이 5년 전보다 29.9% 증가했고 올 상반기에만 79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부주의가 38%, 수영미숙이 30%, 높은 파도나 급류로 발생한 사고 12%, 기타 10.8% 순이다. 사고 장소별로는 하천이 59.5%로 가장 높았고 바닷가 16.2%, 계곡 10.8%로 조사됐다. 사고자 연령대는 10대 이하가 34%, 20대 29.5%를 차지한다.

대부분 강이나 바다, 산간 계곡을 낀 곳에서 열리는 여름 캠프나 수련회에 참가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특히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어른들도 사고 발생이 큰 음주수영은 아예 금지해야 한다. 특히 갯골 수영은 위험하며 떠 있는 큰 물체 밑 헤엄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 수영장이 아닌 잘 모르는 곳에서 물놀이할 때는 사전에 물의 깊이, 바닥의 상태, 물 온도 등을 확인해야 하며 기도 질식 위험이 있는 껌을 씹거나 음식물을 입에 문 채 수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여름철 휴가를 떠나기 전에 물놀이 안전수칙을 인터넷 검색해본다면 더 행복하고 시원한 여름이 되지 않을까.

/김영현 시흥소방서 재난예방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