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포토]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공장 화재
21일 오후 인천 남동산단 내 한 전자제품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사고 현장 모습. 인천소방본부는 "식당 인근 천장에서 불꽃이 일어났다는 목격자의 진술이 있었다"며 "발화 이후 급격하게 불이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발화지점과 화재원인은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발화 초기 스프링클러 작동 안돼
일부 직원 "경보음 듣지 못했다"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전자제품 제조공장 화재 발생 초기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불이 났을 당시 이 건물에는 7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었고, 불이 난 4층에는 23명이 근무 중이었다. 소방안전시설 문제가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이 건물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만 불이 났을 때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 건물 바닥면적은 4천577㎡다. 화재가 발생한 4층에서 근무한 23명 중 9명이 유독가스 흡입 등으로 사망했다. 스프링클러 등 화재진압 장비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사망자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 그래픽 참조

2018082101001434300067002

소방당국은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불이 식당 인근 천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4층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다른 직원들에게 화재 사실을 알린 뒤, 화재가 발생한 건물 속으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직원들이 화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들을 구하기 위해서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불이 났다는 것을 목격하고 건물 내부를 돌아다니며 다른 직원들을 대피시킨 직원이 있었다"며 "이 직원은 건물을 나온 뒤 다시 건물로 들어갔으며, 안타깝게도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화재경보기가 작동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경보음을 듣지 못했다는 직원도 있어 화재 초기 경보음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건물 3층에서 일하는 박미경(40·여)씨는 "갑작스럽게 연기가 들어오고 매캐한 냄새가 나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며 "경보음은 듣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일전자에 따르면 회사 건물 각 층에 소화전과 소화기,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다. 또 지난달 한국소방안전원으로부터 소화 설비 관련 검사를 받았고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은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합동감식을 곧 진행할 예정이다. 안전규정 준수 여부 등에 대한 조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정운·김태양기자 jw33@kyeongin.com